청소년 척추가 옆으로 휜 까닭
측만증은
일자로 똑바로 서 있어야 할 척추가 옆으로 휘는 병이다. 측만증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전체 환자의 85% 정도는 10대 청소년기에 발견되는 ‘특발성 측만증’ 환자이다.
‘특발성(特發성)’이란 단어 때문에 언뜻 듣기에 꽤 희귀하고 어려운 병명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특발성’은 ‘원인을 잘 모른다’는 의미일 뿐이다. 따라서 특발성 측만증은
‘원인을 잘 모르는 측만증’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요약하면 전체 측만증 환자의
85%는 척추가 왜 휘는지 아직 원인을 잘 모른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학교 검진에서
발견되는 측만증이나 목욕을 하다가 부모님들이 우연히 발견하는 측만증은 거의 대부분
특발성 측만증이다.
지난 50년 동안 주로 구미(歐美) 국가들의 연구자들이 측만증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생화학, 분자생물학, 유전학의 기법까지 동원해 수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원인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자녀가 측만증으로 진단받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평소 공부하는 자세, 생활습관
등이 잘못돼 척추가 휜 것 같다고 뒤늦게 후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 불량과 척추가
휘는 것은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부모님들이 공연히 후회하거나 자책할
필요가 없다.
원인 아직 오리무중… 책가방, 책걸상 탓은 어불성설
간혹 ‘학생들의 책가방이 너무 무겁고 책걸상이 조잡해 척추가 휘니까 빨리 책가방을
가볍게 해주고 책걸상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문기사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무거운 책가방, 조잡한 책걸상은 요통의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측만증의 원인은 아니다.
또 운동 부족으로 척추가 휜다고 이야기하는 기사도 보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구미의 의학자들이 과거 수십 년 간 연구해도 밝히지 못한 측만증의 원인을 단순히
책가방, 책걸상, 운동부족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제대로 된 연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어림짐작으로 추측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측만증의 원인을 오랜 기간 연구해 어느 정도 감(感)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100%
완벽하게 밝히지 못 했으니 아직은 ‘특발성’이라고 솔직히 고백하는 구미 의학자들의
학문적인 겸손함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