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세대교체’에 찬반양론
【네델란드·암스테르담】 최근 기존 약물보다 효과는 높으면서 부작용은 줄인 새로운 당뇨병치료제가 나오면서 당뇨병치료제의 패러다임 쉬프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디펩티딜 펩티다제(DPP)-4(상품명:자누비아, 가브스) 억제제와 인크레틴 작용제(상품명 바이에타)가 기존의 설포닐요소제를 밀어내고 안방을 차지할 것인가. 제43회 유럽 당뇨병회의에서 가졌던 토론 내용을 소개한다.
최대 장점은 β세포 보호
신규 당뇨병치료제 지지자이면서 약물개발에도 참여한 코펜하겐대학 옌스 율 홀스트(Jens Juul Holst) 교수는 “인크레틴인 글루카곤양 펩타이드(GLP)-1에 근거하는 항당뇨병 작용은 당뇨병치료의 모든 조건을 갖췄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장에 글루코오스 자극이 가해졌을 때에만 인슐린의 합성과 분비가 촉진된다. 간접적으로는 인슐린 감수성도 개선된다
▷세포의 기능, 증식, 분화가 개선되어 아포토시스가 억제된다
▷세포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이 억제되기 때문에 간 속의 당신생도 억제된다
▷위내용배출 속도가 낮아지고 만복감이 강해져 식욕을 억제시킬 수 있다
GLP-1의 작용과 관련해 효과를 발휘하는 물질로는 GLP-1의 분해효소를 저해하는 DPP-4 억제제와 GLP-1 작용을 발휘하는 인크레틴 작용제 2종류를 들 수 있다.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 리프 비에메르(Leif Bjermer) 교수에 의하면, 이들 약제의 효과는 설포닐요소제와 같지만 부작용은 적다.
신규 약물군에서는 저혈당은 물론 체중 증가도 나타나지 않는다. 인크레틴 작용제에서는 오히려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 약물의 가장 큰 부작용은 오심(최대 약 20%)이다. 반면 현재까지 나온 지견에 의하면, DPP-4 억제제의 부작용 발현율은 위약과 같다.
교수는 “설포닐요소제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β세포를 아포토시스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설포닐요소제의 경우 HbA1c가 처음에는 낮아져도 다시 상승하게 딘다. 아직까지는 동물실험에서만 확인됐지만 신규 물질군의 최대 장점은 β세포의 보호다. 사람에서는 생검 검체 없이는 췌장 속에 존재하는 세포군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교수는 “장래적으로 이러한 물질은 증식시킬 수 있는 β세포가 아직 남아 있는 초기 2형 당뇨병에 사용되게 될 것”이라며 GLP-1 작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약 ‘포기’는 시기상조
반면 옥스퍼드당뇨병·내분비학·대사센터 데이비드 매튜스(David Matthews) 교수는 너무 성급한 견해라고 주장한다. 교수는 “연구가 아직 충분하지 못한 신규 작용물질을 위해 효과가 입증돼 있고 충분한 에비던스를 가진 설포닐요소제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또한 2형 당뇨병에서 여러 종류의 약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효과적인 작용 물질을 포기할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DPP-4 억제제나 인크레틴 작용제 모두에 대해서도 설포닐요소제와 병용하에서 상가작용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나와 있다.
교수에 의하면, 설포닐요소제투여에 따른 β세포기능 부전은 메트폴민이나 글리타존을 투여했을 때보다 강하지 않다.
메트폴민이나 글리타존 투여하에서도 주지하는 바와 같이 수년이 지나면 HbA1c가 다시 상승하게 된다.
교수는 췌장 내에 점존하는 세포군 보호 작용이나 β세포의 증식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수년내에 당뇨병 관리가 개선되겠지만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치료비 5∼10배 상승
신규 물질을 널리 공급하자는데 매튜스 교수가 반대하는 이유는 확실한 장기 데이터가 없고, 임상적 결과가 얻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크레틴 작용제에 의한 체중감소가 과연 도움이 되는지도 아직까지는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혈중지질이나 혈압에 대한 작용은 입증됐지만 심혈관계에 관한 데이터는 없다.
비용 문제도 간과할 수가 없다. 메트폴민이나 설포닐요소제를 사용하면 1 일 치료비가 30∼50센트인데 대해 신규 물질군을 이용하면 이보다 5∼10배의 치료비가 필요로 한다.
김준호 기자 (jkim30@medical-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