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이익보다 손해에 더 민감”
주식시장-경매 행태 설명 실마리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나오면 때로는
남보다 비싸게 값을 부르곤 한다. 왜 그럴까.
미국 뉴욕대 엘리자베스 펠프스 박사팀을 주축으로 한 신경과학자와 경제학자
연구팀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성인남녀 17명에게 경매 게임을 하게
한 뒤 그들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분석했다.
종전에는 사람들이 승리할 때의 성취감 때문에 경매에서 남보다 비싸게 값을 부른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결과 남들이 그 물건을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남보다 비싸게 값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동기와 보상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인 선조체 부분이 게임에서 졌을 때는
활성화된 반면 이겼을 때는 이 부분이 거의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대방이
더 큰 액수를 불러서 경매에서 질 가능성이 클 때도 선조체 부분이 더 활성화 됐다.
또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조건을 다르게 하고 경매 게임을 하게
했다. 한 그룹에는 게임에서 이기면 15달러를 준다고 말해준 뒤 경매 게임을 하게
했고 다른 그룹에는 게임에서 지면 15달러를 내야 한다고 말해준 뒤 경매 게임을 하게
했다. 또 다른 그룹에는 어떤 조건도 제시하지 않고 그냥 경매 게임을 하게 했다.
그 결과 게임에서 지면 15달러를 내야 한다고 말한 그룹의 승자는 다른 그룹과는
달리 훨씬 더 높은 값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니젤 니콜슨 교수는 “주식에 투자해서 10만원 이익을
볼 때 느끼는 쾌감보다 10만원 손해를 보았을 때 더 상실감을 느끼는 이유를 이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익이 되는 경우보다 손해가 되는 경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손해를 볼 것 같은 두려움은 뇌의 선조체 부분을 활성화
시키고 이는 때때로 사람들에게 과감한 투자를 하게 만든다.
펠프스 박사는 “이 연구를 활용하면 주식 시장 등에서 주가의 변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의 권위있는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고
영국 방송 BBC 온라인판,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등이 2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