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으려면 우선 순한 담배로 바꾸라고?
“니코틴 적은 담배도 중독성은 마찬가지”
저 니코틴 담배는 종종 흡연가들 사이에서 담배를 끊기 위한 첫 선택이 되곤 한다.
니코틴이 덜 들어가 있어 중독성이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그러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전보다 적은 양의 니코틴이 몸에 들어와도 뇌가 니코틴에 중독되는 상태는 나아질
것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아더 브로디 박사팀은 성인
흡연자 15명을 대상으로 일반담배, 저니코틴 담배, 니코틴이 거의 들어가 있지 않은
담배를 각각 피우게 한 뒤 ‘양전자방사단층촬영(PET)'을 통해 뇌를 분석했다.
일반담배는 1.2~1.4mg, 저 니코틴 담배는 0.6~1mg, 니코틴이 거의 들어가 있지
않은 담배는 0.05mg의 니코틴이 들어있었다.
분석결과 연구대상자들이 저 니코틴 담배를 피우더라도 뇌의 신호전달 물질인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nAChR)’는 일반담배와 비슷한 비율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담배를 피울 때 nAChR의 발현 비율은 88%였지만, 니코틴이 덜 함유된
담배를 피울 때는 79%, 니코틴이 거의 없는 담배를 피울 때 26%였다.
브로디 박사는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성분이 뇌로 들어가는데 nAChR은 이 때
신경세포 사이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들어 ‘행복호르몬’인 도파민을 분비하게 한다”면서
“이런 과정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니코틴에 왜 중독성이 있는지 설명해주는 근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니코틴이 거의 함유되어 있지 않은 담배를 피우더라도 nAChR은 발현되기
때문에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의 김철환 교수 역시 “니코틴과 타르 함량이
낮은 담배를 피우는 것은 중독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며 완전히 담배를
끊는 것만이 중독성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니코틴만 가지고 연구한 결과지만 타르 역시 니코틴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 타르의 양이 적더라도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현재 ‘라이트담배’ 식으로 니코틴, 타르 함유량이 적다는
광고를 하고 있지만 의학계에서는 이런 광고가 흡연을 더 권장하기 때문에 광고 금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신경약리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psychopharmacology)
최신호에 발표됐고 미국 의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레트, 과학전문뉴스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
등에서 2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