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파동이 기회”…‘다방커피’ 끊을 10가지 이유
열량 많고 금연에 방해, 질병 예방 등
중소기업 임원인 이 모 씨(44)는 최근 멜라민이 든 커피크림이 국내 유통됐다는
보도를 접하자마자 이번 기회에 ‘다방 커피’를 끊겠다고 다짐했다.
이 씨는 몇 번 금연을 결심했지만 인스턴트커피만 마시면 담배를 찾아 이번에
담배와 인스턴트커피를 함께 멀리할 ‘일석이조의 결심’을 실천하기로 한 것.
이 씨처럼 커피 수백 만 잔에 넣을 분량의 멜라민 크림이 국내 유통된 사실이
알려지자 자판기 커피나 인스턴트커피 등 ‘다방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과 손문기 과장은 27일 “멜라민이 1.5ppm 검출된 ㈜유창에프씨의
베지터블 크림 파우더 F25이 올해 41t 수입돼 16t는 압류되고 나머지 25t은 시중에
유통됐다”고 말했다. 25t은 5g짜리 티스푼의 절반(2.5g)만 넣을 경우 자판기 커피
1000만 잔에 넣을 수 있는 분량이다. 식약청은 멜라민 커피크림이 2.5g 함유된 자판기
커피를 몸무게 60kg인 성인이 하루에 4000여 잔씩 장기간 먹었을 경우 위험이 초래될
있다고 밝혔지만 일반인들은 꺼림칙하기만 하다.
의학적으로 일반인에게 하루 3~4잔(240~320mg) 이하의 커피는 건강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간의 카페인 섭취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옛부터 카페인의 ‘잔틴’ 성분이 기관지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기관지 천식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였다.
그러나 ‘다방커피’는 득보다 실이 많다. 전문가들의 견해와 국내외에서 발표된 커피에 관한 논문을 바탕으로 ‘다방커피를 멀리하면 좋은 10가지 이유’를
정리했다.
▽다방커피 멀리할 10가지 이유
①살이 찐다.
크림과 설탕이 있는 스틱형 인스턴트커피는 열량이 50~60㎉이고 최소 42㎉다.
설탕만 있는 블랙커피는 10~20㎉ 정도, 원두커피는 5㎉정도이다. 이에 비해 녹차나
물은 0㎉이므로 커피를 마시는 대신 녹차나 물을 마시면 그만큼 칼로리가 줄어들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②금연의 적
커피를 마실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금연하려면 커피를 멀리해야 한다. 직장동료들과
담배를 피우면서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면 담배를 피우는 것 자체가 ‘담배+커피+동료들과의
이야기’처럼 하나의 연결고리를 이루기 때문에 연결고리인 커피를 끊어야지만 금연에
성공 할 수 있다.
미국 캔사스대 매튜 팔메티어 박사는 “지금까지 금연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니코틴 중독만 문제 삼았는데 이는 한 쪽으로만 치우친 것”이라며 “담배뿐만 아니라
담배를 피우면서 같이 하는 행동, 즉 커피와 같이 연관된 행동을 끊어야 금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③질 높은 잠을 방해한다.
카페인이 숙면을 방해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커피를 마셔도 쉽게 잠들
수 있다고 호언하는 사람들도 실제 수면의 질을 분석해보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카페인 음료는 가급적 오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대개
12시간까지 혈액 내에 남아있으므로 오후 커피는 숙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휴스톤 메도디스트병원 셉티무스 박사팀은 “많은 사람들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이로 인해 다음 잠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불면증 우려가 있으므로 하루 2~3잔 이상 마시지 말라고 조언했다.
④특정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카페인은 체내에서 칼슘과 철분의 흡수성을 떨어트려 다량으로 섭취할 경우 골다공증이나
빈혈을 일으킬 수 있고,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위궤양이나 위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빈속에 카페인이 든 음료만을 계속해서 마셔대면 속을 버릴 수도 있다.
카페인에는 이뇨작용도 있다. 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 함량은 100㎎ 정도로
하루에 4~5잔 이상 마시면 몸에 해롭다. 과로사하는 사람의 10가지 습관 중 하나가
하루 4잔 이상 커피 마시기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⑤질병 악화를 막기 위해
위염, 역류성식도염,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과민성 방광 등이 있는 사람은
커피를 피해야 한다. 카페인이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화기관을 자극해 위염이나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미국 듀크대 제임스 레너 박사팀이 지난해 50~76세 성인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카페인과 2형 당뇨 환자의 혈당 수치 간의 관계를 6개월간 조사해 분석한 결과 하루에
커피 4잔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8% 이상 혈당 수치가 높아졌다고
미국의 ‘당뇨병 치료(Diabetes Care)’ 2007년 10월호를 통해 발표했다.
또 임산부가 카페인을 하루 300mg 이상 섭취하면 자궁에 피가 덜 가 저체중아를
출산할 위험이 높아지고 태아가 빈혈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칼슘이 부족하거나
뼈가 약한 사람도 카페인을 삼가는 것이 좋다.
⑥정신건강을 위해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한다. 수면 장애, 잦은 소변, 가슴 두근거림, 위장 장애,
안절부절 못함, 지칠 줄 모름, 근육 경련, 신경과민, 흥분, 산만, 안면 홍조 등이
나타나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소화불량과 함께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나도 카페인에 중독됐을 수 있다.
⑦아름다움을 위해
커피의 카페인은 멜라닌 색소를 이동시키거나 확산시키는 작용이 있고 기미 등의
색소가 침착하도록 만든다. 또 피부탈수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며 거꾸로 기름샘(피지선)을 자극해 얼굴이 번들거리게 하거나 여드름투성이로
만들 수 있다.
⑧치아 변색과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
커피는 담배와 함께 치아 변색의 주범이다. 커피의 색소가 치아 표면에 들어붙어
치아 색깔이 바뀌고 누렇게 변한 치아에는 점점 치석이 쌓이게 돼 충치나 치주염이
생긴다. 커피에 들어가는 설탕과 크림 역시 충치와 치주염을 유발한다.
⑨자판기 위생상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해 공공장소에 있는 자판기의 위생상태를 검사한 결과
10%에서 일반음료 수질 기준을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됐다. 또 10대 중 6대는 기준
온도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식약청이 정기적으로 자판기를 점검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자판기 업자의 의식에 따라 커피의 위생상태가 좌우된다.
전문가들은 “자판기 내부 온도가 세균번식에 유리한 30~80도를 유지하고 있어
영업자가 위생관리에 소홀하면 집단식중독 등 질병에 소비자가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온도와 습도가 높은 때에는 크림이 쉽게 변질되고 물을 매일 갈아주지 않으면
세균이 쉽게 번식하다.
⑩종이컵 사용 줄여 환경 보호
종이컵이 땅 속에 묻혀 썩는 시간은 20년이다. 종이컵 1t을 만들기 위해선 20년생
나무 20그루가 필요하다. 자판기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그만큼 종이컵 사용이 줄어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종이컵의 코팅재료로 많이 쓰이는 화학물질인 테플론(PFOA)은 최근 미국
등에서 환경오염물질로 새롭게 주목받는 물질로 동물 실험에서 새끼 쥐의 기형을
유발했다. 학자들은 PFOA이 인체에 다량 축적되면 간암과 태아 기형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