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담배를 문 까닭은?…“담배사와 뒷거래 때문”
클라크 케이블, 존 웨인 등 최고 8700만원 받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클라크 게이블, 듀크라는
애칭으로 아직도 사랑받고 있는 존 웨인 등 스타들이 영화에서 담배를 피운 것은
담배회사와의 뒷거래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연구진은 1920~195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이 담배회사로부터 간접광고를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고 영화 속에서 일부러
담배를 피웠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입증 기록들을 금연관련 전문지 ‘담배통제(Tobacco
Control)’ 최신호에 발표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미국 CBS방송 등의 최근 온라인뉴스에 따르면 연구진은
발성영화가 선보이고 TV의 시대가 꽃폈던 1927~1951년 각종 기록들을 분석,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담배회사에서 돈을 받고 그 대가로 국제적인
인쇄광고와 라디오 광고 등에 출연해 흡연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간접 광고’의 주범에는 클라크 게이블, 존 웨인, 스펜서 트레이시 등 남자
배우 뿐 아니라킴 칸스의 노래 제목으로도 유명한 베티 데이비스, 베티 그레이블과
같은 여배우도 포함돼 있다.
럭키스트라이크 담배회사는 자사의 담배만 피운다는 조건으로 1930년대 말 21만9000달러(현재
가치 320만 달러, 약 37억3000만원)를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제공했다. 이런 뒷거래로
배우들은 개인적으로 연간 5000달러까지 벌수 있었으며 이는 현재 7만5000달러(약
8745만원)에 이른다.
당시 정부는 법을 통해 간접광고를 단속하려고 했고 영화사 역시 담배회사와의
거래를 없애려 노력했지만 물밑거래를 막는 데에는 실패했다.
기록에 따르면 200여명의 스타들이 TV에서 담배를 간접광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30~40년대 인기순위 50위 안에 드는 할리우드 배우의 3분의 2이상이 럭키스트라이크,
올드 골드, 체스터필드, 카멜 회사 등의 담배를 TV에 노출시켰다.
글란츠 박사는 “TV에서 담배피우는 스타들의 모습을 보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10대와 젊은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흡연은 할리우드의 역사의 일부이고, 예술적 장치로서 꼭 필요하겠지만
이번에 드러난 결과는 영화 속 흡연이 당시의 미국문화와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