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출혈열 등 가을철 감염 질환 예방법

여름이 지나고 기후가 선선해지면서 야외 활동의 증가와 함께 추수기 열성 전염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추수기에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전염병으로 유행성 출혈열(신증후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이 있다. 이 질환들은 매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조기 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으며, 또 적절한 치료를 받지않으면 드물게 심각한 합병증이 초래되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질환들의 임상 양상 및 예방 방법 등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이들 질환들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



유행성 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에 의한 발열, 출혈, 신기능장애 등을 특징으로 하는 급성 전염성 질환이다. 한타바이러스 중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 신증후 출혈열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10~11월과 5~6월에 발생하고, 농부나

군인에게 많이 발생한다. 원인 바이러스가 포함되어있는 들쥐의 배설물을 사람이 흡입함으로 감염된다. 사람간의 전파는 일어나지 않으며, 평균

잠복기는 2~3주이다. 이 질환의 임상적 경과는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소변양 감소), 이뇨기(소변양 증가), 회복기 등 다섯 단계로

나누어진다. 특히 발열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얼굴과 목의 발적, 결막 충혈, 인두 발적, 입천장이나 겨드랑이의 점상 출혈 등이 생긴다.

아직까지 특효약은 없지만, 발병 초기에 입원하여 안정을 취하고 대증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 방법으로는 유행지역의 산이나 들에 가는

것을 피하고, 야외에 갈 때는 긴 옷을 입고, 풀밭에 눕는 것을 금하고, 귀가시에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몸을 씻는 것이

좋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라는 세균에 감염성 질환이다. 렙토스피라는 나선형 미생물로서 오염된 물에서 비교적 오래 생존할 수

있다. 이 미생물에 감염된 동물(주로 들쥐)의 소변이나 오염된 흙 또는 물 등에 손상된 피부나 점막이 노출되어 감염된다. 우리나라에서는

9~10월경에 많이 발생하며, 습한 토양이나 물에서 장시간 일하는 농부에게 많이 발생한다. 사람간의 전파는 거의 없으며, 평균 잠복기는

7~12일이다. 임상 증상은 매우 다양하여, 무증상 감염과 황달이 없는 경증 감염이 많고 드물게 황달을 나타내는 중증 감염이 발생한다. 임상적

경과는 갑작스런 발열, 두통, 근육통, 오심, 구토, 결막 충혈 등이 나타나고, 기침, 호흡곤란, 객혈 등의 호흡기 증상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치료는 대증 요법과 함께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예방법으로는 주위 환경을 깨끗하게 하여 들쥐의 접근을 억제하고 가축에게는 예방접종을 시키는

것이 효과가 있다. 또 논에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않도록 하며 작업시에 장화, 장갑과 같은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고 가급적 작업시간을

단축하며 논의 물을 빼고 마른 뒤에 벼베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쯔쯔가무시병은 발열, 두통, 발진, 가피(검은 딱지) 형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리켓치아 질환이다. 이 질환은 현재 가을철의 급성 열성 질환의 30% 정도를 차지하여 가장 흔한 질병이다. 이 질환의 매개체는

털진드기로서, 원인균에 감염된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서 전파된다. 우리나라에서는 9~11월에 주로 발생한다. 사람간의 전파는 없으며, 평균

잠복기는 10~12일이다. 임상 증상은 갑작스런 발열, 두통, 근육통, 몸통에서 사지로 퍼지는 발진 등이 있다. 특징적으로 진드기가 문 곳에

궤양이나 검은 딱지가 생겨 진단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 항생제로 하며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이상과 같이 추수기에 발생하는 열성

전염병들은 초기 증상이 단순 감기와 비슷해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본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추수기에 감기 몸살

같은 증상이 지속되거나 유행지역으로 여행한 후에 원인 모를 열이 발생하였을 때는 임의로 약을 복용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나아가 이 질환들의 원인균, 감염 경로, 임상 증상을 잘 이해하여 예방에 힘쓰는 것이 이들 질환으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정두련 /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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