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도 성관계 맺다 뇌졸중 생긴다”
심장 벽의 작은 구멍→ 피떡→뇌졸중
젊고 건강하며 담배를 피우지 않아 심장혈관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35세 미국 여성이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진 직후 뇌중풍(뇌졸중)을 일으켜 병원에서
치료받은 사례가 학회지에 발표됐다. 무엇이 그녀를 뇌중풍에 걸리게 했을까.
미국 일리노이 주에 사는 이 여성은 2007년 12월 3일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진
후에 말이 어눌해지고 왼쪽 얼굴이 마비됐으며 왼쪽 팔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뇌중풍 증상.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 신경과 호세 빌러 박사는 그녀의 심장에서 작은 구멍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오른쪽 다리에서 혈전을 찾았다. 이 구멍이 있으면 혈액 속의
찌꺼기인 혈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중풍 환자 중 40%가
이 구멍 때문에 만들어지는 혈전이 문제가 되어 뇌중풍에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태아일 때는 태반에서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에 혈액과 산소의 효율적 순환을
위해 심장의 우심방과 좌심방을 구분하는 벽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멍을
난원공(卵圓孔)이라고 부른다. 난원공은 출생 후에는 자연적으로 폐쇄되는데 이 환자는
구멍이 막히지 않고 계속 뚫려 있는 상태였던 것. 난원공은 성인 4명 중 1명에게서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빌러 박사는 남자친구와의 성관계가 혈압을 올려 뇌중풍을 일으키는 방아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피임약은 혈전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결국 그녀는 피임약, 혈전, 성관계, 심장문제라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같이 나타나서
뇌중풍이 온 것으로 판명됐다. 다행히 그녀는 원인을 빨리 찾은 의료진 덕분에 왼쪽
얼굴 마비를 제외하곤 대부분 신체기능이 회복된 상태다.
미국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 뇌중풍 센터의 팻 라이덴 박사는 “그녀와 같은 심장
상태를 가진 사람은 언제라도 뇌중풍이 올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2004년 미국의사협회지(JAMA) 자매 학술지인 ‘신경과학 아카이브(Archives of
Neurology)’에서는 4명의 성인남녀가 성관계를 하면서 뇌중풍이 왔고 원인은 모두
난원공 때문이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사례는 ‘뇌중풍과 뇌혈관질환 저널(Journal of Stroke and Cerebrovascular
Disease)’ 9월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방송 abc 온라인판, 의학논문소개사이트 유레칼레트
등에서 15일 일제히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