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서 라벤더향 맡으면 두려움 감소
英 연구진, 건강심리학 컨퍼런스서 발표
스르륵, 드르륵 소름끼치는 소리와 신경을 건드리는 듯 하는 날카로운 통증. 생각만
해도 치과 치료가 두려운 사람들이 많지만, 라벤더 향기를 맡으면 이런 두려움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킹스 대학 건강심리학과 메타지아 크리트시마 박사팀이 치과 치료를
두려워하는 3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라벤더 향기가 치과 치료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크리트시마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날카로운 통증과 소리 때문에 치과 치료 받기를
두려워하고 있는데 이 두려움은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 뿐 아니라 치과 의료진에게도
스트레스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와 의료진 양쪽 다 긴장감이 도는 상태에서 치료를 하게 되면, 해야
할 진료를 다 하지 못해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과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라벤더 향기를 맡는 것이 두려움을 어느 정도 사라지게 하는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4주 이상 치과를 정기적으로 다녀야 하는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진료 대기 중에 즉석에서 라벤더 오일을 물에 5방울 떨어뜨려 향을 맡게
했다. 다른 그룹은 라벤더 오일 향을 맡게 하지 않고 치료를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대상자들에게 ‘치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묻는 질문지에 답을 작성하게 한 뒤 두 그룹의 두려움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라벤더 향을 맡지 않은 그룹의 두려움 수치가 평균 10.7이었던 것에
비해, 라벤더 향을 맡은 그룹의 두려움 수치는 평균 7.4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치아 상태가 좋지 못해 치과를 정기적으로 다녀야 하는 사람들의
두려움뿐만 아니라, 간단한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완화시키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즉석에서 라벤더 향기를 맡아야지만 효과가
있으며, 라벤더 향기를 맡는 것이 앞으로의 치과 진료에 대한 두려움까지 완화시키지는
못 한다”고 강조했다.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이 피로를 풀고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알려진 라벤더 오일은 순수하고 달콤한 향을 가지고 있다. 이 향기의 성분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현기증과 두통을 없애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연구결과는 9~12일 영국 배스대학에서 열린 영국정신분석학회와 유럽 건강심리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08 건강심리학 컨퍼런스’에서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공영방송 BBC 등의 온라인 판이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