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때 잘 먹어야 아기 커서 날씬”
영양결핍→태아 지방세포에 염증→성장하며 비만
임신 중에 적정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면 아이가 자라면서 비만이 될 위험이
30%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노팅햄대병원 생식 연구소 헬렌 버지 박사는 임신한 양에게 먹이를 조절한
뒤 태어난 새끼들이 보이는 체중 변화를 관찰했더니 임신 중 제대로 먹지 못한 어미
양에서 태어난 새끼의 지방세포가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염증 반응은 음식의 신진대사 능력을 떨어뜨리고 새끼에게 비만이나 과체중의
위험을 높인다.
새끼가 태어나기 전에 제대로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면 이런 영양 결핍이 지방
유전자의 하나인 FTO를 망가뜨려 새끼의 비만의 위험을 약 30% 높이게 된다.
임산부 1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다른 연구에서, 많은 임산부들이 보건 당국이
권고하는 하루 2300 칼로리에 못 미치는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 박사는 11일까지 영국 리버풀에서 열리는 영국과학진흥협회 학술대회에서
“지방 세포는 원래 할동성이 떨어지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지만 연구 결과 음식 신진대사에
중요한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호르몬이 적절하게 분비되지
못하거나 지방세포가 염증으로 인해 망가지면 비만의 위험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이 연구 결과를 인간에게 대비시키면 임신 중 엄마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아이가 태어난 후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임신 중에는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균형 잡힌 식단을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임신 중 햄버거 같은 패스트 푸드를 먹인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는 비만, 심혈관질환, 당뇨 등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들 쥐들은 태어난 후 한 번도 패스트 푸드를 먹이지 않아도 과체중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캠브리지대 자일스 요 박사는 “비만을 단순히 개인의 실수로 여기는 풍토는
잘못된 것”이라며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큰 영향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이 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