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종목, 승리를 부르는 색깔은 빨강?
독일 연구팀 실험, “심판은 빨간 복장 선수에 더 높은 점수”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부딛치는 베이징 올림픽이 중반을 넘었다. 20일부터는 태권도
경기가 시작된다. 우리 선수가 첫 출전하는 경기는 21일 여자 57kg급. 남녀 2명씩
4명이 출전한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가 목표다. 그런데 태권도 같은 격투 경기에서
빨간색 보호복을 입은 선수가 심판으로부터 점수를 더 잘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색깔이 운동경기에서 선수들의 심리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이번 독일 연구팀은 색깔이 심판들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연구했다.
독일 뮌스터대 노베르트 하게만 박사팀은 42명의 태권도 심판을 대상으로 태권도
경기를 보여준 뒤 그 경기에서 누가 더 잘했는지 점수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선수들의 보호복에 장착한 센서와 전자감응장치를 이용해 나온 점수와 심판들이 매긴
점수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심판은 기계가 매긴 점수와는 달리 빨간색 보호복을 입은 선수에게 13%
더 높게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게만 박사는 “같은 기량의 선수끼리 경기를 할 때 빨간색 보호복을 입은 선수에게
심판이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심판이 심리적으로 빨간색을 착용한 선수가 더
뛰어난 것으로, 또 공격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빨간색이 모든 운동종목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하게만 박사는
축구경기를 예로 들며 “빨간색이 더 뛰어나고, 더 공격적인 색깔이라는 기분을 들게
하기 때문에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애매모호하게 상대편 선수를 밀치더라도
심판은 여지없이 파울로 인정하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신관련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8월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의학웹진 헬스데이, 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온라인판 등이 15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