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신남, 30년새 건강상태 유부남과 비슷
25~80세 100만명 조사… “혼자 살면 운동 더 열심”
‘남자는 결혼을 해 아내의 내조를 받아야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몸도 건강해진다’는
말이 무색해지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사회학과 후이 류 박사팀은 1972~2003년 국민건강면접조사(NHIS)에
등록된 25~80세 남자 100만 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아내와 결혼생활을
하는 유부남 △홀아비, 이혼남, 별거남, 미혼남 등 혼자 사는 독신남으로 구분한
뒤 건강상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1970년대에는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 혼자 지내는 독신남보다 건강상태가
월등하게 좋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혼자 사는 남자의 건강상태가 점점 좋아져 2003년에는
유부남이나 독신남이나 건강상태는 비슷한 수준이 됐다. 요즘 시대에는 독신남들이
유부남 못지않게 스스로 건강관리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독신남은 유부남보다 술, 담배 등을 즐기는 모임 약속이 잦아 건강에 해롭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유부남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도 같은 추세 될 것” vs “가정 화목해야 병에 강해”
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세월이 지날수록 소득수준도
높아지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요즘 한국의
젊은 사람들도 결혼을 서두르기보다는 전문직을 갖는 것을 추구하는 추세라 혼자
살면서도 일에 만족을 느끼고 건강을 열심히 챙기는 독신 남성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한국의 독신 남성들 중에서도 자신의 건강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미국과 한국은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면서 “미국인은 이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혼자 사는 남자도
잘 챙겨먹고 큰 문제없이 살아가지만 한국 남자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관계는 건강에 빠져서는 안 되는 요소”라며 “가정이 화목하면
건강관리에 더욱 이롭게 작용하지만 배우자를 잃거나 가정이 붕괴됐을 땐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또 다른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 잘 챙겨먹고, 몸 관리 잘해 건강 좋아진듯”
류 박사는 “30년 전엔 결혼한 남자가 혼자 사는 남자보다 비교적 건강상태가
좋았으나 2003년에는 유부님과 독신남의 건강상태가 비슷해진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들다”면서 “현대에는 혼자 사는 남자가 몸에 좋은 음식을 잘 챙겨먹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병원에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건강과 사회행동 저널’(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
9월호에 발표됐다. 이 내용을 미국과학진흥협회의 온라인 논문소개 사이트인 유레칼러트,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STLtoday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