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에만 작용하는 새 에이즈 치료법 개발
이상경 교수팀, 작은 간섭 RNA 방법 이용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열쇠가 만들어졌다.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생체 내에서 에이즈 유전자를 직접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양대학교 생명공학과 이상경 교수팀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샹카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인체의 백혈구에만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해 ‘백혈구 특이적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 사람의 면역세포를 가진 ‘인간화 된 쥐’에게 혈관주사로 주입한
결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증식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인 셀(Cell) 최신호에 발표했다.
셀은 정식 발간일인 22일에 앞서 연구의 중요성을 감안해 연구 결과를 8일 인터넷에
미리 공개했다.
연구진은 면역세포에 의해 생성되고 상대 항원에만 결합하는 항체의 특성을 이용,
백혈구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유전자 전달 물질인 펩티드(9 Arginnine)를
결합해 ‘백혈구 특이적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해 냈다. 여기에 RNA 간섭을 일으켜
유전자 작동을 제어할 수 있는 ‘작은 간섭 RNA(siRNA: small interfering RNA)’를
결합시켰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 가지 다른 종류의 ‘작은 간섭 RNA’를 동시에 이용해 에이즈
바이러스의 다양한 돌연변이를 모두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유하자면 백혈구의 면역세포를 목적지로 하는 기차에 siRNA가 타고 있다가 면역세포에
도착하면 기차에 타고 있던 siRNA가 쏟아져 나와 에이즈 바이러스가 있으면 모두
없애고, 남아 있다가 들어오는 에이즈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방식인 것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사람에게만 감염을 일으켜 그 동안 동물실험을 통한 에이즈
치료제의 효능평가가 어려웠으나, 연구진이 이번에 인간화된 쥐 동물모델을 개발해
에이즈 연구 및 치료제 개발에 큰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쥐에게 인간의 혈액을 주입해 인간화된 쥐를 만들어 실험을 했기 때문에 연구
단계가 많이 단축됐고, 실제 인간을 대상으로 할 때의 면역거부반응만 해결하면 되는
문제만 남았다.
이상경 교수는 “기존 에이즈 치료약은 에이즈 바이러스가 면역세포로 침입한
후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 작용하기 때문에 약에 대해 내성을 지닌 바이러스 종에는
효과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한 번에 먹어야 되는 약의 수가 너무 많고
실제 백혈구의 면역세포까지 전달되는 것은 먹는 양에 비해 많지 않고 다른 정상적인
세포에도 독성이 전달돼 부작용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에 새로 개발한 방법이 이런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