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꾸벅 ‘주간졸음증’ 진단과 대처법

점심식사후 졸음은 정상… 수면장애 등이 원인이면 전문의와 상담을

시도 때도 없이 꾸벅 ‘주간졸음증’ 진단과 대처법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 아침에 비몽사몽, 출근길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사무실에 앉아서도 책상에 대고 연신 인사만 하고 앉아 있는

직장인들이 많다.  

서울 모 벤처기업에 다니는 구진미(가명.31) 씨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존다. 회의 시간, 설명회 시간을 막론하고 참을 수 없는 졸음 때문에 지적도 많이

받는다. 도대체 밤에 뭘 하길래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조느냐고. 밤에 따로 한 일이

있으면 억울하지는 않지, 잘 자는 것 같은데도 하루 종일 졸음이 찾아온다. 병이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졸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서 졸게 되고 본인이 졸음 증상을 제어하지

못하면 주간졸음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수면학회에 따르면, 주간졸음증은 '깨어 있으려고 해도 각성상태를 유지하기

힘들거나 지나치게 많이 자는 것'으로 정의한다.

단순한 낮 졸음과 뭐가 다르지?

단순히 낮에 졸리는 증상과 다른 점은 자기가 잠을 조절할 수 있느냐의 문제.

전문의들은 “졸리는 증상을 본인이 조절하느냐 못 하느냐에 그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면 해야 할 업무에 지장을 줄 만큼 자신도 모르게 잠들어 있을

때는 주간졸음증일 수 있다.

가톨릭의대 수원 성빈센트병원 신경정신과 홍승철 교수는 “주간졸음증이 있는

사람은 길을 걷다가, 음식을 먹다가, 상대방과 대화를 하다가, 시험을 보다가 잠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한다”며 “대개 일주기 리듬으로 보면 점심식사 후에

졸리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으로 보지만 주간졸음증에서는 아침부터 졸고, 학생들은

첫 교시부터 잠을 자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간졸음증이 있는 학생들은 학교생활이

힘들어지고 성적 저하를 가져 올 수 있다.

홍 교수는  

△학생이라면 1교시부터 졸거나 갑자기 졸리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운전하다가 졸음으로 사고를 내거나 낼 뻔한 일이 있거나

△회의시간에 집중이 안 되고 자주 졸음이 쏟아지거나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졸릴 때에도 주간졸음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기면병이 주요 원인

주간졸음증이 있는 사람은 일상생활 업무에 지장을 많이 주며, 특히 운전을 할

때에는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빨리 증상을 알아차려야 한다. 만약 3개월 이상

주간졸음증이 지속되면 병적인 주간졸음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주간졸음증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가장 큰 요인은 밤잠 부족이다.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15분이다. 미국 7시간, 영국 6시간

45분보다 훨씬 적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10%가 낮 동안 심각한 졸음증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홍 교수는 “주간졸음증은 원인이 여러 가지”라며 “주간졸음증을 진단할 때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이 밤에 충분히 잤는데도 불구하고 낮에 졸리는가를 물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밤잠을 적게 자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낮에 졸리는

증상과는 구별돼야 한다”며 “후자의 경우에는 잠자는 시간을 좀 더 늘리면 대체로

낮 졸음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대한수면의학회 홍보이사)는 “크게 3가지로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기면병이 있는 사람은 낮 졸음증상을 자주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수면무호흡증은 밤에 짧은 무호흡이나 호흡 저하 등으로 자주 뇌가 각성상태가

되어 수면을 분절시키는 증상이다.

기면병(嗜眠病)은 낮에 졸지 않게 하는 하이포크레틴(hypocretin)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뇌에서 생성이 잘 안되기 때문에 낮에 졸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면병에서

졸리는 증상을 ‘수면의 공격(sleep attack)’이라고도 하는데 잠의 공격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지게 됨을 의미한다.

해결책? 숙면이 첫째…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치료 필요

잠을 자도 계속 자고 싶은 증상을 가지고 있는 특발성 과수면증 질환이 있는 사람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고, 낮에도 계속 졸림을 호소한다. 또 밤에 다리가 불편해서

잠을 자기 힘들어하는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주기적 사지 운동증이 있을 때도 잠잘

때 다리나 팔의 움직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수면의 연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낮에

심하게 졸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박 교수는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에는 밤에 잘 못자고 낮에 졸음증으로 피곤해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밤에 잠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해주거나, 낮 동안에 무리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잠깐의 운동을 해주는 것도 밤에

잠을 잘 자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간졸음증을 이겨내려면 밤에 숙면하는 것이 첫째가는 방법이긴

하지만 수면 중 코골이나 수면발작 등이 일어나는 사람은 전문의를 찾아 수면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나도 혹시? 주간졸음증 자가평가 해보세요

주간졸음증이 있는지를 체크해 보는 자가진단표가 있다. 1999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수면학지 ‘슬립(SLEEP)’에 게재된 주간졸음증 자가진단 체크사항으로서 ‘엡워스

주간졸음 자가평가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라고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자가진단표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웹워스 주간졸음 자가 평가척도. 상황에 따른 졸음의 빈도를 아래의 점수표를

참고해 평가한다. 점수가 10, 11 이상이면 병적인 주간졸음증에 해당한다. 점수는

각 항목 당 전혀 졸리지 않다-0점, 가끔 졸린다-1점, 자주 졸린다-2점, 항상 졸린다-3점으로

매긴다.

△ 앉아서 책을 읽을 때

△ TV를 볼 때

△ 공공장소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때

△ 승객으로 차에 1시간 이상 타고 있을 때

△ 점심 식사 후 조용히 앉아 있을 때

△ 오후에 누워 쉬고 있을 때

△ 앉아서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 운전 중 신호를 기다릴 때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1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