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긋 웃는 아기얼굴, 엄마 행복호르몬 ‘펑펑’
뇌 촬영했더니 웃을때 도파민 샘솟아 모성본능 자극
부드럽고 둥근 얼굴, 주먹을 꼭 쥐고 있는 손, 방긋 웃는 귀엽고 큰 눈.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기들의 이러한 모습에 사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기의 웃음이 엄마를
행복하게 하고 모성본능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휴스턴 베일러의과대학의 신경과학자 레인 스트라선 박사팀은 엄마에게 10개월
된 아기의 여러 표정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면서 기능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를
촬영했더니 아기가 웃고 있는 사진을 볼 때 행복 호르몬이 마구 솟아났다고 의학전문지
'소아과학(Pediatrics)' 최신호에 발표했다.
아기가 웃고 있을 때 엄마의 뇌 속에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됐다. 도파민은
뇌가 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이 같은 엄마의 뇌 변화는 아기가 울고 있거나
무표정한 사진을 볼 때는 일어나지 않았다. 같은 방식으로 아빠의 뇌를 측정했지만
역시 변화가 없었다.
스트라선 박사는 “엄마가 자녀에게 양육의무 이상의 사랑과 헌신을 쏟아붓는
것은 아이의 웃음을 보며 느끼는 행복감이 모성본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구로 모성본능의 신경학적 뿌리를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ABC뉴스 인터넷판, 의학웹진 헬스데이 등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스트라선
박사팀은 연구를 시작하며 첫 아이 출산을 3개월 앞둔 예비 엄마 28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와의 유대 관계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애정도를 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인 13명, 흑인 7명, 라틴아메리카인 4명, 기타 4명으로 구성된 예비 엄마의
평균 나이는 29세,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의 아기가 태어난 지 10개월이 지난 후 엄마들을 불러 아기가 웃고
있는 사진과 우는 사진, 무표정인 사진을 보여주면서 fMRI를 촬영,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 측정했다.
엄마 약물중독땐 뇌반응 늦어 모성애 부족
스트라선 박사는 “이번 연구로 모성애가 유난히 결여된 엄마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카인이나 니코틴 등은 도파민 호르몬의 신호를 빼앗기 때문에 약물에 중독된
엄마는 뇌의 자극에 대한 반응이 떨어져 모성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트라선 박사는 “이 연구는 아이와 정서적 유대에 실패한 여성과 산후 우울증이
있는 여성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