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아로 태어나면 관절염 예약?
“출생때 4.54kg넘은 여성, 자기면역질환 발병률 2배”
4.54kg 이상으로 태어난 아기는 성인이 됐을 때 류머티즘관절염에 걸릴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태아 상태일 때부터 성인이 됐을 때의 어떤 상태나 질환이 미리
계획된다는 이른바 ‘성인질환의 태아근원설’을 뒷받침한다. 종전 연구에서는 출생체중이
2.5kg미만인 미숙아는 당뇨병, 관상동맥질환,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높고, 4kg이상으로
태어난 거대아는 유방암, 백혈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1976~2002년 미국 간호사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에 참가한
여성 8만7000명의 기록을 분석한 것으로, ‘류머티즘질환 회보’(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최신호에 발표됐다.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모든 연구대상자는 1976년 연구 시작 당시에 30~55세였다. 이들은
실험기간 동안 2년 단위로 그들의 건강상태, 생활방식, 가족 병력 등을 보고했다.
1992년엔 출생 당시 체중 정보를 제공했다.
연구진은 연구대상자의 사회적 지위, 산모의 몸무게 등을 비롯, 부모의 흡연,
임신성당뇨병, 경구피임제와 호르몬대체요법 사용, 모유수유 등의 여부를 고려하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기간 동안 총 619명의 여성이 류머티즘관절염 첫 진단을 받았다. 출생 당시
4.54kg이상이었던 여아는 평균 3.2~3.85kg의 여아보다 자기면역질환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면역질환은 자신의 항원에 대해 자기 항체를
만들어서 생기는 면역 질환으로 제 1형 당뇨병, 류머티즘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등이
있다.
임신중 당뇨병일 때 거대아 확률 높아
연구진은 류머티즘관절염이 있는 성인은 태아 때부터 비정상적인 호르몬 분비가
나타나지만, 이런 현상이 류머티즘관절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저 출생 당시의 체중이 자기면역질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가톨릭대 의대 산부인과 신종철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의 산부인과학회 기준을
따라 4~4.5kg일 때 거대아로 분류한다”면서 “거대아로 태어났어도 정상적으로 몸집이
큰 거대아와 병적인 거대아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부가 칼로리를 조절하는 적절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했을 때
태아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순 있지만, 이것이 태아가 거대아가 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만약 임신중에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태아가
거대아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