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방 협진' 의료계 반대
韓 "시대 흐름에 발맞춰야"… 醫 "의사들이 이용당할 소지 있어"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 이해 단체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와 의료계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 추이가 주목된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된 ‘양·한방
협진’ 항목과 관련, 한의계와 의료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양·한방 협진’을 ‘찬성’하기로
결정한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양·한방 협진’ 을 포함한 전반적인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서를 복지부에 전달했다.
‘양·한방 협진’이 법제화되면 환자는 한 곳의 병원에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로부터 모두 진찰받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양방 의료기관은 한방 의사를,
한방 의료기관은 양방 의사를 고용할 수 있다.
이 항목에 대해 그 동안 한의협은 내부적으로 논란이 상존했다. ‘자본적인 열세로
한방이 양방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와 ‘협진으로 시대에 발맞춰
가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이다.
한의협은 양측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마라톤 회의를 진행해 왔다. 결국 대다수
회원들의 권익과 의권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히 숙고하는 조건으로 합의,
내용을 정리해 의견서를 제출하는 일을 회장에게 위임했다.
한의협 강재만 수석부회장은 “물론 일방적 고용이 아닌 ‘협진’이 선제조건이며
전문의 문제 등 앞으로 균형을 맞춰야 할 일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세계화 등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가자는 의견이 우세했고 어떤 의학이든 환자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라면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 뜻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의협의 의견 정리에 의협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협 김주경 대변인은 “한의협이 협진을 찬성하는 이유는 의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진단 기구를 사용하고 의료기기 판독권 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며 "이
법은 한의사들이 합법적으로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기 위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피력했다.
의협은 상호 고용 형태의 협진에 앞서 우선적으로 ‘의료일원화’에 대한 틀이
잡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의사와 한의사 모두 해부학 등 전문적 지식을 다 같이
공부한 후, 내과, 외과처럼 침술 및 한의도 세분화된 전문 과목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
김 대변인은 “향후 법안이 추진될 경우 공식적으로 설명의 자리를 갖는
등 ‘양·한방 협진’ 저지를 위해 적극로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현재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모든 의견서를 받은 상태이며
이달 말 쯤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의연기자 (suy@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6-2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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