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여성 운동하면 더 배고파
식욕억제 호르몬 증가해도 효과없어
뚱뚱한 여성이 살을 빼고 싶어 운동을 해보지만 덩달아 식욕도 높아져 다이어트를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카타리나 보르에르 박사팀은 폐경기인 뚱뚱한 여성 10명, 마른여성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뚱뚱한 여성은 운동을 할수록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과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이 함께 증가했다고 15~1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중인
‘제90회 내분비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17일 발표됐다.
보르에르 박사는 “비만인 여성들은 식욕억제를 하지 못해 운동 후에도 폭식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전문가나 내과 의사들이 비만여성들을
치료할 때 무조건 운동을 해서 체중을 줄이라는 조언보다는 이들의 호르몬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아직까지 운동을 하는 것이
렙틴의 증감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명확히 밝혀진 의학적인 보고는 없다”며
“비만인 사람은 날씬한 사람보다 렙틴 수치가 높아도 저항성이 있어 이에 둔감하기
때문에 식욕이 왕성하다”고 설명했다.
렙틴은 체지방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식욕억제 호르몬이다. 몸에서 렙틴 수치가
높아지면 식욕이 없어지면서 운동을 하려는 욕구가 강해진다. 뚱뚱한 사람은 살이
찌면서 렙틴 수치가 증가하는데 이때 렙틴에 대한 저항성 역시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렙틴에 대해 둔감하다.
미국 온라인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미국 의학논문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운동과 렙틴, 식욕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각기 다른날
3종류의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대상자들은 하루에 체중유지보조식품을 3회 섭취하고 하루 단위로 진행된
실험에 참가했다. 체중유지보조식품은 식사량을 조절하고 과식과 폭식을 미리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대상자들은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세 번째
실험에서는 운동 강도를 달리해 아침저녁으로 러닝머신을 달려 각각 500칼로리를
소모해 총 1000칼로리를 없애도록 했다.
두 번째 실험은 최대 노력의 80%를 집중시킨 고강도 걷기를 7.5분씩 10회 하며
중간에 10분씩 휴식하는 방법이었고, 세 번째 실험은 두 번째 실험의 반 정도의 노력만
들여 15분씩 걷고 중간에 5분 쉬는 방법이었다.
연구진은 매시간, 음식을 섭취하기 전에 연구대상자의 식욕 정도를 ‘전혀 배고프지
않음’부터 ‘몹시 배고픔’까지 10가지 단계로 분류해 기록했다. 또 15~60분마다
연구대상자의 혈액검사를 해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비만 여성은 체중유지보조식품을 먹기 전까지는 마른여성보다 배고픔을
덜 호소했지만,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식욕을 잘 억제하지 못하는 현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