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법 개정 반대"
복지부 입법예고안 의견서 제출…의료전달체계 규정 마련 강조
환자에 대한 유인·알선행위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처방전 대리수령 근거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 대해 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협은 지난 17일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마련된 각종 유인책이 국내 환자 유치수단으로 악용되는 편법 행태와 의료법인
부대사업 항목 외 유치사업 과정에 만연될 수 있는 리베이트 등 음성적 부당경쟁의
근절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또 환자 보호자의 처방전 대리수령의 근거를 마련한 개정안과 관련, 현행
의료법 제18조제1항이 무조건 보호자의 대리처방을 제한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 제규정 및 보건복지가족부의 유권해석 등으로 대리처방이
사실상 인정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오히려 유권해석상의 대리처방전 발급가능 범위보다
대폭 제한된 개정안의 단서조항은 재진환자들에 대한 보호자의 대리처방을 제한하는
규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전달체계 확립규정 마련돼야
의협은 “개정안에 따라 종합병원의 시설기준이 300병상 이상으로 강화될 경우
전체 종합병원의 64%에 달하는 192개의 종합병원이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들 의료기관은 경제적인 이유로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의 전속전문의를
비전속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개정이후 동 규정에 따른 인력과 시설, 장비 등에 관한 하위법령 제정시
병원급 의료기관의 질 확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의료소비자의 경향과 맞물려 의료체계 왜곡이 심화되고
있으므로 의료기관 종별에 따른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종합전문요양기관을 상급종합병원으로 규정하고
의료기관평가 등을 통해 재지정토록 한 개정안에 대해서도 종별에 따른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필요함을 역설, 상급종합병원 뿐만 아니라 종합병원에 있어서도 진료의뢰서의
요건을 규정토록 제안했다.
신체기관·질병 명을 의료기관 명칭으로 사용 반대
의협은 “신체기관이나 질병명을 의료기관 명칭에 사용하도록 한 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며 “의학,치의학,한의학에 따른 영어 종별명칭을 구분해 소비자들의 혼동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는 현행 의료기관의 명칭에 질병명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비전문의가
전문의 행세하는 것을 막아 소비자들의 혼동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바람직한 형태라는
것.
이외에도 의학과 한의학 진료를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 “동
조항을 악용해 이론 및 실무적 능력이 없는 일부 한의사들이 현대 의학적 기술을
이용하기 위한 편법적 장치로 활용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의무는 새로운 규제사항
의협은 “현행 의료법 제45조 규정에 의해 의료보수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추가적으로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의무를 규정하는 것은 의료기관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추가하는 것”이라며 “의료행위 과정 중 예기치 못한 비용의
추가분에 대한 제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법률로써 의료법인이 수행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종류를 규정하던 것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의협은 의료법인이 부대사업을 확대할 경우 의사는
진료보다 부대사업에 몰두하게 되어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했다.
또한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이 과도하게 영리를 추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부대사업의 범위를 법률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의협은 또 의료법인 사이의 인수·합병이 허용될 경우 대형 병원의 독점적
지배구조가 강화되고, 특정 의료법인이 특정지역에서 주변 중소병원 합병을 통해
독점적인 지위를 행사하게 될 것을 우려, 의료의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이 역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6-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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