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위암 유형도 서구화
상부위암-위전절제술 갈수록 증가
한국인의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하면서 위암의 유형 역시 서구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위장관외과 박조현 교수는 1989~2001년 강남성모병원에서
수술 받은 위암 환자 1816명의 수술기록을 분석한 결과, 예전에 비해 위의 위쪽에
암이 생기는 상부위암의 발병률이 높아져 위를 모두 절제해 내는 위전절제술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논문은 ‘유럽종양외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 교수는 상부위암이 증가하는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서구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위식도 역류질환이
국내에서도 점차 늘고 있는 것을 꼽았다. 또한 흡연도 한 가지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동안 한국인의 위암은 60~75% 정도가 위 아래쪽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서양은 한국과 비교해 위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한국과는 반대로 상부위암의
발병률이 높으며 특히 위식도접합부 위암 발병률이 높다.
박 교수는 하부위암 발병률은 54%로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상부위암은 6.6%에서
9.4%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부위암은 위의 약 3분의 2정도를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위아전절제술을 시행하지만,
상부위암은 위 전체를 절제하는 등의 큰 수술을 해야 한다. 상부위암은 하부위암보다
진행속도가 느려 암이 많이 진행된 이후에 진단되는 사례가 많다. 또 수술 후 합병증의
가능성이 높고 위가 없어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영양 및 대사의 문제점을 동반할
수 있다.
연구 대상자 중 위전절제술의 빈도는 1989~1996년 18%에서 1997~2001년 2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조현 교수는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고 너무 맵거나 짠 음식을 피하며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는 등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녁 늦게 과식하는
일을 피하고 금연할 것”을 권고하며, “위암이 생기더라도 조기에 발견하면 90∼95%는
완치될 수 있으므로 40대 이상이 되면 매년 정기검진을 받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