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떨어진 아이 학습능력 낮아
미국 4~6세 어린이 조사, “읽기-쓰기 미숙”
부모의 이혼, 질병, 폭력,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런 아이들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특별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로체스터대 부속병원 소아과 샌드라 지 박사는 부모와
떨어져 지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학습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특별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보행 소아과학(Ambulatory Pediatrics)’
저널 5/ 6월호에 발표했다.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 의학전문 웹진 웹엠디 등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지 박사는 로체스터의 4~6세 어린이 중 2003년 가을에 유치원에
입학한 1619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이 연구에선 부모나 양육자들에게 아이가 신발
끈을 묶을 수 있는지, 가위질을 할 수 있는지 등의 여러 가지 눈에 보이는 행동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 방식으로 아이의 발달 능력을 평가했다. 새로운 과제를 얼마나
잘 학습하는지, 아이디어를 말로 잘 표현할 수 있는지, 글을 읽고 쓸 수 있는지 등의
발달 수준도 함께 측정했다.
조사 결과, 18%의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였다. 이들 어린이의 7%는 두 번 이상 부모와
떨어진 경험이 있었다. 부모와 떨어져 지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새로운 과제를
학습하거나, 글을 읽고 쓰는 능력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말하기 능력은
차이가 없었다.
부모와 떨어져 사는 아이들의 정서와 행동에 관한 영향은 많이
알려진 반면, 취학 연령기 아이들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지 교수는 “부모와 떨어지게 되면 아이의 양육 환경이 아이에게
정서적인 불안정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고,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거나 신발
끈 묶기, 이름 쓰기 등의 새로운 것을 가르치기 위해 말을 자주 한다거나 하는 시도가
부족하게 된다”며 “유치원 등에서 이런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와 아이가 떨어지는 것은 가족의 분열을 초래할
뿐 아니라 아이의 학습에도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며 “아이의 교육 발달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조기 개입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