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감염은 괜한 걱정”
조 상병 진찰한 박승철 교수 인터뷰
대한 인수공통 전염병학회장을 맡고 있는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박승철 교수(사진)는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가금류 살(殺)처분 현장에 투입됐다가
AI감염 의심증세를 보이는 육군 조 모 상병을 지난 20일 진단하고 돌아와 “국민들이
괜한 오해를 하거나 불안에 떨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조 상병의 AI감염 우려와 관련,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22일 박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엊그제 조 상병을 진찰하고 왔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세균성 폐렴일 가능성이
높아보였습니다. 조 상병이 만에 하나라도 AI감염이 됐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는 “조 상병 병실에 들어갈 때 다들 보호복이며 안경, 마스크 등을 착용했지만,
나는 마스크만 착용하고 들어갔고 진찰 후에도 나와서 그저 손만 깨끗하게 씻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 상병이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작업장에서 식사를 하는 등 AI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다. 조 상병처럼 열이
나고 혼수상태가 나타나는 것은 AI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기도
하다. 조 상병의 인후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되면 AI에 감염됐다고 볼 수 있다. 검사
결과, 일부가 양성으로 나왔다. 100% 감염이라고 말할 수 없는 단계다. 어제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얻은 혈청과 2주 후에 검사할 혈청을 비교할 때 AI항체가 4배 이상
증가하거나 AI바이러스가 나오면 감염이 확실한 것이다.”
-보통 사람에게 AI가 발병할 가능성은 없나.
“보통 사람은 AI에 걸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 독성이 강해지는 바이러스로 변이되면
한 사람만 AI에 걸려도 대량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전세계 사례들을
살펴보면 AI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감염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비록 AI환자가
있더라도 그 사람 옆에 간다고 사스처럼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번 AI는 변이된 바이러스인가.
“전문가들은 조 상병 감염의심 AI바이러스가 신종슈퍼독감 바이러스일 것으로
추측한다. 이것이 신종슈퍼독감 바이러스라고 해도 실패한 바이러스이다. 독성은
강할지 몰라도 전염성은 약하기 때문이다.”
-AI바이러스는 기온이나 계절에 따라 변이 가능성이 다른가.
"AI바이러스는 여름엔 2~3일 , 겨울엔 20일 정도 생존한다. 그렇다고 여름에
변이 가능성이 낮고, 겨울에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AI바이러스 변이가 기온이나
계절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는 지나친 불안심리 때문에 닭고기나 계란을 먹지 않는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병들어 빌빌거리는 닭은 도축장에 갈 수가 없고 병든 닭은 알을 낳을 수가
없다”면서 “시중에 판매되는 닭은 병 걸린 닭이 아니고, 달걀 역시 건강한 닭이
낳아 아무 걱정 없이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