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녀 26% 성병 감염

10대 50% 성관계 이중 40% 성병

미국의 10대 소녀 네 명 중 한 명이 성병에 감염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연방질병통제센터(CDC.Center for Disease Control)는 2003~2004년 보건조사에

참여한 14~19세 소녀 838명을 대상으로 성병 실태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26.5%가 성병에 감염돼 있었고, 이를 실제 인구로 추산할 경우 3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4일 열린 ‘성병예방학회(Sexually Transmitted Disease Prevention Conference)’에서

발표했다. CDC발표 내용은 ABC NEWS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조사에 참여한 10대 소녀의 약 50%가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일부는 오직 구강성교만 했다고 답했으나, 구강성교 역시 성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는 소녀의 성병 감염률은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소녀들의 경우 거의 절반가량이 성병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20% 수준인

백인이나 멕시코계 미국인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CDC 성병예방국 존 더글라스 박사는 “10대 소녀를 대상으로 성 감염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흑인 소녀들의 성병 감염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성관계를 갖지 않더라도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한 성감염성질환(STD.Sexually

Transmitted Disease)계통의 성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감염된 성병별로 보면 여성의 질 안에 살면서 생식기 암을 일으키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 Virus)에 감염된 사례가 1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궁경관염을 일으켜

불임의 원인이 되는 클라미디아감염증이 4%, 목욕탕이나 수영장에서도 감염될 위험이

있는 질 트리코모나스감염증이 2.5%, 엉덩이나 성기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단순포진

바이러스감염이 2%였다.

더글라스 박사는 “나이가 어릴 경우 HPV 때문에 자궁암에 걸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라며

“부모들은 11~12살 여자 아이들에게도 HPV백신 주사를 맞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학회에 참석한 청소년 건강 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적절한 성교육을 제공하지

않고 오로지 ‘금욕’만 강조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몽테피오리 메디컬 센터 엘리자베스 알더만

박사는 “금욕을 강조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10대

청소년들은 그들이 성관계를 갖게 됐을 때 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있어야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교육 상담가 노라 젠페린 교사는 “우리사회에서 성은 여전히 금기시 되고 있다”며

“성에 관한 이야기를 숨기다보니 10대 청소년들이 성 문제를 책임 있게 결정할 수

있도록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9∼10월 전국 800개 중·고등학생

8만 명을 대상으로 ‘제2차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남학생의 6.7%, 여학생의 3.4%, 평균 5.1%가 성관계를 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밝힌 청소년의 39%가 성병을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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