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병원, 차트 카피 급증
환자들 "외래 줄어 불편"… 직원들 "씁쓸하고 심난하다"
최근 건강검진센터 등을 폐쇄한 이대동대문병원의 단계적 축소가 가시화되면서
자신의 진료차트를 카피해 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의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병원 관계자는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보다 자신의 진료기록이 담긴
차트를 복사해 가는 환자들이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외래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동대문병원은 지난달 1일 40여 명의 교수 및 간호사 등을 목동병원으로 파견시켰으며,
오는 3월 중순경 2차로 60여 명의 직원들을 이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현재 폐쇄된 진료 과는 대장항문센터, 성형외과 등으로 그 수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안과, 이비인후과 등은 외래진료가 축소돼 환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것.
병 원 대장항문센터를 방문한 김모씨(50대·남)는 “대장항문센터에서 몇
개월 전부터 진료를 받고 있는데 센터는 폐쇄됐고, 담당교수는 외과에서 일주일에
1번정도 진료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이유로 오늘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그냥 돌아간다”고 언급했다.
피부과를 찾은 이모씨(40대·남)는 “동대문병원 교수들이 목동병원으로
옮겨갔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막상 진료를 받으러 온 오늘 안계시다고 하니까 앞으로
치료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겠다”고 말했다.
그 는 “내가 진료받는 과가 폐쇄되면 진료차트를 복사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든가
담당교수에게 계속 진료를 받기 위해 목동병원을 찾아가던가 해야 하는데 이런 일이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완치를 위해서는 끝까지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들은 동대문병원 교수들의 이적으로 향후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할 지 난감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썰렁한 분위기에 진료차트를 복사하러 온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동대문병원 직원들의
마음은 한층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대문병원 관계자는 “현재 재원 환자수는 40여 명이 조금 넘고 있는데 더 늘
것 같지는 않다”며 “진료기록부를 카피해 가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은 동대문병원
외 다른 병원으로 진료받으러 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씁쓸하다”고 피력했다.
다른 관계자도 “아직 병원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디로
직장을 옮겨 근무하게 될 지도 불확실해 심난하다”며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3-0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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