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핵폭풍 '당연지정제'

월 총선이후 '완화론' 가시화 전망, 시민단체·보건노조 등 저항 거세

오늘(25일) 마침내 참여정부가 막을 내리고 이명박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하지만 새 정부의 '당연지정제 완화 정책'을 놓고 출범 초기부터 의료계를 둘러싼

공단 및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향후 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보다 경쟁력 있고 산업화 된 의료서비스를 위해 새 정부가

민영의료보험을 활성화 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당연지정제 완화가 그 중심에 있다"며

"당연지정제가 완화되면 의료산업화가 가속화되고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낭비로

인한 건보재정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선 의료계는

궁긍적으로는 당연지정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속출할 수 있는 변수에

피해를 입지 않을까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한 인사는 "공단 당연지정제로 인해 의료계가 여러 가지 방면에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새 정부가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갑작스럽게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 시키면 의료기관간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

그는 "공단을 필두로 한 정부가 당연지정제 완화의 전제조건으로 현재 의료계가

거부하고 있는 총액계약제, 포괄수과제 등 진료비 지불조건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해 신중히 고려해 봐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급여 중심의 진료가 실시되고 있는 현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3차의료기관인 A병원의 경우 건강보험 환자들에 대한 건보급여 수입이

한해 약 40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본인부담금을 포함할 경우 약 7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즉, 요양기관 계약제가 실시된다 하더라도 탈퇴할 대형의료기관은 그다지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국민건강보험공단(사회보험 노조) 및 시민단체는 현 정부의 인수위 시절부터 공조체계를

구축, 당연지정제 폐지 논란에 대해 강력하게 거부한 바 있으며 최근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정책에 관련해서도 반대 입장을 확실히 표명했다.

사보노조 고위 관계자는 "4월 총선 전에 당연지정제 완화로 인해 야기되는

폐단에 대해 대국민 홍보를 실시, 사회적으로 이슈화 할 계획이다"며 "하지만

새 정부가 총선이라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감안해 총선 이전 쟁점화를 꺼리고,

이후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당연지정제가 완화되고 민영의료보험이 활기를 띄게 되면 건강보험은

존재가치를 잃게 돼 보장성은 축소, 의료서비스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된다"며

"새 정부의 시장경제 자율성 확보를 통한 경쟁력 제고 정책을 의료서비스 분야에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국민건강을 고려 사전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요양기관계약제가 실시되면 의료기관도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한다. 당연지정이 아니므로 향후 공단의 지정을 받지 못한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제도에서 퇴출, 그간의 혜택을 받지 못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도 있다고.

새 정부 준비시절부터 출범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불거져 나온 의료 양극화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 신세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보건의료노조 한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서게 될 외국 의료기관에

국내 환자 이용 허용으로 건강보험 예외지역이 생겨 공보험의 역할이 감소될 것이

뻔한 형국에 당연지정제 마저 완화된다면 공적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 산업화 정책이 조금씩 그 순을 밟아 나가는 모양새다"며

"산업화라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옳은데 향후 의료산업화

정책이 국민의 목을 조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남기자 (maha@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2-25 07:00

출처:

새정부 핵폭풍 '당연지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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