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아파, 학교가기 싫어”

등교 거부 분리불안증 부모 관심이 최고 치료

“엄마, 배아파, 학교가기 싫어”

3월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를 둔 부모는 어린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미리

살피고 대비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분리불안증이다.

분리불안증은 말 그대로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하는 증상이다. 어린이가 학교에

가게 되면 어머니와 규칙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껴 학교를 꺼려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취학기 어린이의 약 5%가 분리불안증을 겪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직전인 5~7세의 아이들에게 자주 나타나고, 중학교 입학을 앞둔 11~14세에 반복된다.

▽ 원인

분리불안증의 발병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 역시 갖가지

이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학교라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처음 등교하는 날, 이웃집의 짖어대는 개, 재롱잔치 출연, 친구의 따돌림,

부모의 말다툼, 이혼 등 수 많은 상황이 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숨 쉴 새 없는

과중한 과외공부나 레슨도, 반대로 아무 할 일 없는 무료함도 모두 참기 어려운 스트레스다.

심한 스트레스를 느낄 때, 어린이는 위축되고, 짜증내고, 불안해하고, 배가 아프고,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눈을 깜박거리는 틱이

나타나고, 무서운 꿈을 꾸고, 밤에 오줌을 싼다.

어른의 경우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을 알고, 그것을 극복하거나 적어도 피할

수 있지만, 어린이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 증상

취학초기에 아이들은 어색한 환경에 적응해야하며 자신의 무지에 대한 두려움이

아이를 더욱 부모에게 달라붙게 만든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처음 며칠이 지나면 극복하는데,

일부 아이들은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 분리불안은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할 뿐 아니라

불편하게 한다. 어린이가 분리불안을 일찍 겪었어도 유치원에 가거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아이들은 이러한 불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 몇몇은 두통이나 복통으로 이러한

불안을 호소한다. 아이가 자주 아프다면 먼저 소아과 의사를 찾아 그것이 질병에

의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아이의 건강이 확인되면,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다른 이유를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가 등굣길에 나타나는 어떤 사람이나 물건 때문일 수도

있다. 아이들은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느껴 말하는 것을 피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무서운 개가 없는 길로 등굣길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분리불안을 해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아이들은 숙제나 시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분리불안이 나타나기도

한다.

▽ 대처

분리불안증을 겪지 않게 하려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어린이에게 학교생활 관련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을 미리 얘기해주거나 대처법을 설명해주는 것도 좋다.

어린이의 분리불안증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일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를 심하게 꾸중하는 일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할 땐 다그쳐서라도 학교에 보내야 한다. 아이가

집에 머무르는 것이 분리불안 증상 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땐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것은 법적인 의무라고 강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만약 아이가 불량배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면, 학교에 이 문제를 알리고

대책을 세워 아이가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가 등굣길에 정문까지

데려다 주면 아이의 불안 요소가 사라지는데 도움이 된다.

평소에 아이의 학업이나 학교생활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부모는 아이의 분리불안증의

직접적인 원인을 좀더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만약 아이의 분리불안증 원인이 시험

때문이라면 아이가 공부를 재밌게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모의시험을 보는 것도

좋다.

부모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맞벌이 집안이 많다.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들에겐

부모의 관심이 가장 좋은 치료제다. 업무가 바빠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도움말]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교수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신동원 교수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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