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A 풍부한 황금쌀 개발

농진청 고추 유전자 넣은 GMO 쌀 만들어

비타민A 풍부한 황금쌀 개발

◆왼쪽은 일반쌀, 오른쪽은 두 가지 다중유전자 동시발현 기술을

통해 개발한 황금쌀

비타민A가 풍부한 황금쌀을 개발했다고 농촌진흥청이 30일 발표했다.

황금쌀은 고추의 황금색을 만들어 내는 베타카로틴 유전자를 분리해 쌀에 넣어

발현시킨 유전자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다.

이번 황금쌀 개발은 우리나라 GMO 기술력이 세계 GMO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황금쌀은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GMO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것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황금쌀 먹으면 야맹증 등 질병 예방

농촌진흥청 농업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원센터 하선화 박사팀은 고추에서 천연색소

카로티노이드가 생성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 지난해 11월 《실험식물학지(The Journal

Experimental Botany)》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박사팀은 논문에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에 황금쌀을 개발했다.

고추에 들어있는 천연색소 카로티노이드 물질군에는 각각 다른 기능성을 지닌

유익한 성분이 여러 종류 있다. 고추의 붉은색을 만드는 라이코펜은 항암 효과가

있고, 주황색을 만드는 지아산틴은 백내장에 관여하는 성분이다. 그리고 황금색을

내는 베타카로틴이 있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A가 되기 전 단계의 물질로써 비타민A가 부족할 때 생겨나는

야맹증, 피부 각질화, 안구 건조증, 퇴행성 시력 감퇴, 유아 성장저해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박사팀은 과거 연구와는 달리 여러 가지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한 GMO 개발 기술을

확립했다.

여러 가지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한 이번 연구는 스위스의 잉고 포트리쿠스 박사가

1990년 최초로 황금쌀을 만들어 대한생물학 교과서에도 소개된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하선화 박사는 “지아산틴을 넣으면 시력을 향상시키는 주황색 쌀이 되고, 라이코펜

유전자를 넣으면 항암작용을 하는 붉은색 쌀이 된다”며 “이렇게 만들어낸 쌀은

필요한 성분을 밥을 통해 섭취할 수 있도록 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GMO쌀 안전 논란

황금쌀이 시중에 유통되려면 농업진흥청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안전성 검사와

정부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선화 박사는 “황금쌀이 시중에 유통되려면 농촌진흥청이나 식품안전청에서

환경 유해성이나 식품 유해성에 관한 안전성 검사를 거쳐 환경보호출원 과정까지

최소 6년 정도 걸린다”며 “올해 상반기 내에 농촌진흥청에 황금쌀의 안전성 검사를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세종대학교 식품공학과 경구항 교수는 “외국에서 황금쌀이

개발된 지 15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황금쌀에 대한 안전성 검사가 시도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시중에 유통된 적도 없다”며 “GMO는 현재까지 밝혀진 유해성이

없기 때문에 안전한 식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황금쌀은 안전성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 그 유해성에 대해서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GMO 개발이 기술력 성장과 상업성에만 치우쳐있다는 비판도 있다.

환경운동연합 생명안전본부 최준호 부장은 “황금쌀이 시중에 유통되려면 안전성

검사가 면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GMO의 인체 유해성, 환경 유해성

등 잠재적인 유해성에 대한 안전성 연구보다 기술개발과 상업성에만 연연하고 있다”며

“실제로 GMO 개발부서인 농촌진흥청에서 GMO 안전성 검사까지 하고 있는 것은 안전성

검사의 객관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농업생명공학연구원은 라이코펜(토마토, 수박), 베타카로틴(당근, 호박), 베타크립토산틴(귤),

지아산틴(옥수수), 캡산틴(고추), 아스탁산틴(미세조류) 등 여러 가지 작물에서 추출한

천연색소 유전자를 이용해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며 다양한 색을 내는 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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