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韓 ‘한약 갈등’ 장기전
한의협 "한약에 의한 독성, 양약보다 못해" 재반박 등 강경
‘한약의 간 독성’과 관련, 의료계와 한의계의 대립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위원장 유용상)가 발표한 재반박 성명서에 한의계가 ‘가만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나선 것.
의협의 재반박 성명서에 대해 한의계는 ‘크게 한 판 싸우겠다’는 자세로 의협
측의 논리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대한한의사협회 언론현안 대책팀 김수범 부회장은 “양약에 대한 독성이 더 심각한지
한약에 의한 독성이 더 심각한지 연구 자료를 모아 제시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입장에서 한의학을 공격하는데 가만있을 수 없다”고 22일 입장을 표명했다.
개원한의사들은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자기네들에게 불리한 연구결과에는 입을
다물고 한의학만 공격하는 태도가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서울 서초구의 한 개원한의사는 “한약의 부작용을 언급하기 전에 항생제나 양약의
독성 등에 대해 먼저 자기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양약의 많은 문제점을
왜곡해 악의적으로 공격한 적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의 또 다른 개원한의사도 “서로의 학문을 인정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고 싶어도
먼저 공격을 하니깐 반박 등 방어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다”며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인 만큼 협회 차원에서 반박 자료를 모아 강력하게 항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한의협은 조만간 성명서를 발표, 의료계가 지적했듯 약, 항생제 등의 부작용을
지적할 계획이다. 김수범 부회장은 “관련 논문을 분석하거나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해
계속해서 의료계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도 마찬가지의 태도다. ‘한약이 한의사에 의하면 안전하다’고 선전하는데,
국민들이 이를 사실로 오해할 소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의협 관계자는 “객관적이라고 볼 수 없는 논문 등을 소개하며 한약이 안전하다고
(한의계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며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앞으로도 계속 반박할
것”이라고 밝혀 첨예한 갈등 양상을 드러냈다.
한편,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가 국회의원들에게 ‘한방약은 효과없다’ 등의 서적을
배포한 것에 대해 한의협 김수범 부회장은 “수준 이하의 행동으로 더 이상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1-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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