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정치, '라이브서저리'
오삼세 세종병원 흉부외과 과장
수목드라마 ‘뉴하트’에서는 최근 가슴 통증으로 입원한 족발 집 할머니가 관상동맥이
좁아져 수술을 권유받는다. 방송에서는 흉부외과와 심장내과 의료진의 권력암투가
치열한 가운데 라이브 서저리를 누가 주도하는 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한 라이브 서저리. 의료계에 발을 담그지 않은 시청자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개념이다.
라이브서저리(Live Surgery)는 말 그대로 수술 장면을 생중계하는 것이다. 즉,
공중파 방송의 생방송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극중에 등장하는 라이브서저리라는
것도 가수의 라이브 쇼 공연 생중계 방송같이 외과의가 수술하는 장면을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촬영한다. 이 내용을 케이블을 통해 회의실이나 강연장 같은 곳에 모인
청중들이 볼 수 있도록 모니터에 비춘다.
라이브서저리는 대개 교육을 위한 경우가 많고 그 외에도 활발한 토론과 연구를
위한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통신과 IT기술의 발달로 한 병원 내에서 또는 여러 병원이
뭉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참석자들과 실시간으로 라이브서저리를 통해 배우고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서적과 육안으로만 배우던 과거에 비해 라이브서저리가 어느 정도는
의학발전에 일조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면 언제 이런 라이브서저리가 주로 행해질까? 대개는 의료진들이 새로운 수술이나
시술법을 알리고 배우거나, 첨단의료장비의 시연을 위한 경우 등이 대부분이다.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여러 방면으로 그 활용 폭을 넓힐 수도 있다.
라이브서저리를 진행하다 보면 생중계라는 긴장감으로 웃지 못 할 해프닝이나
에피소드도 간혹 생긴다. 따라서 라이브서저리를 받는 환자 입장에서는 비록 사전에
설명을 듣고 동의를 한 상태라 하더라도 어쩌면 많이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극 중 설정처럼 자기 과시형에 정치적 야망이 적지 않은 의료진이 심사숙고 하지
않고 덜렁 라이브서저리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현실에서라면 거의 없다.
그러나 시연자의 심리적 긴박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항상 철저한 준비와
아울러 환자와의 긴밀한 의사소통과 만반의 대책까지 어느 하나라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드라마에서는 정치적 암투의 현장으로 비춰진 라이브서저리. 의학발전을 위한
중요한 현장으로 비춰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헬스조선 (webmaster@healthchosun.com)
기사등록 : 2008-01-2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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