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흡연 장면 모방 충동
흡연 영화·TV 자주 보면 일찍부터 담배 피워
영화 속 흡연 장면을 많이 본 어린이들은 모방심리 때문에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더 일찍 담배를 피우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다트머스 의대 린다 티투스언스토프 박사팀은 2002~3년에 1년 동안 9~12세
소년소녀 2200명을 대상으로 영화 속 흡연 장면과 어린이 흡연습관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흡연 장면을 많이 본 어린이일수록 어린 나이에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고《소화학지(Pediatrics)》 최신호에 발표했다.
미국영화협회(MPAA·Motion Picture Association America)는 영화의 폭력성과
성적 표현에 따라 심의등급을 G(모든 연령층 관람가), PG(부모동반 관람가), PG-13(13세
이상 관람가), R(17세 이상 관람가)등급으로 분류한다.
MPAA는 영화에 담배 피우는 장면이 포함돼있어도 폭력성과 성적 표현이 지나치지
않으면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G등급, PG등급, PG-13등급으로 정하는데, 이와 같은
영화가 전체 의 80%를 차지한다.
박사팀은 1997~2002년 사이에 흥행수익 100위권 이내의 영화중에서 R등급 20편,
PG-13등급 20편, PG등급 7편, G등급 3편 등 총 50편을 선정해 2002년부터 2년 동안
연구대상 아이들에게 무작위로 상영한 다음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어린이들은 흡연 장면이 나오는 PG-13등급과 R등급 40편의 영화에 대한
기억력이 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에 따르면 흡연 장면을 많이 본 어린일수록 어린 나이에 일찍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최고 35%까지 증가했고, 흡연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포함 37편정도 봤을
때 조사에 참여한 어린이의 10%가 처음으로 흡연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티투스언스토프 박사는 “영화 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대부분 매력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따라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텔레비전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시청한 어린이들은 호기심에 담배를 피우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 가급적이면 방송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흡연 장면의 분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어린이들은 판단력이
확고하지 않기 때문에 좋아 보이는 것은 무조건 흉내를 내고, 나빠 보이는 것은 기피한다”면서
“담배를 피웠을 때 폐암에 걸리거나 냄새가 많이 나는 등 흡연의 나쁜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면 어린이들에게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고, 이들이
성장했을 때 흡연자가 될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비슷한 연구로 아버지가 흡연자일 경우 자녀가 어린 나이에 흡연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었다”며 “담배뿐만 아니라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폭력적인 장면도 어린이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국가청소년위원회 전상혁 서기관은 “방송이나 영화, 신문 등의 흡연 관련 장면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MBC, KBS, SBS 지상파 3사 TV에서는 2002년부터
자체적으로 흡연 장면을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영화의 작품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영화 속 흡연 장면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작년 12월부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청소년관련
심의위원회가 확대·강화되면서 영화에서 흡연은 물론 술과 관련된 내용의
규제가 엄격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에 담배나 술과 관련된 광고는 연 60회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국민건강증진법에
명시돼있고, 보건복지부에서 관리·감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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