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이제 정신 차려라"
한의학 폄훼 서적 국회의원 배포에 책 회수·사과 요구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유기덕)가 ‘의사협회여, 이제 정신 좀 차리시오!’란 선정적인
문구의 규탄 성명서를 발표, 의협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의사협회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가 최근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한 한의약 관련 서적이
문제가 된 것인데, 한의협은 “책 모두를 회수하고 전국의 모든 한의사에게 사과하라”고
3일 요구했다.
그러나 의협 측은 “책을 회수하거나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아 또 다른
醫-韓 갈등을 예고했다.
문제가 된 책은 '미안하다, 한의학', '보약이 있다구요, 그게 뭔데요', '한방약은
효과없다' 등 3권으로 한의학과 관련된 상식을 의학적으로 검증, 설명하는 내용이다.
한의협은 이 책을 “비뚤어진 시각으로 지은 반한의학 서적”으로 정의하며, 이를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한 것은 “한의학을 말살하려는 몰상식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의협은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를 겨냥해 “전문지식인의 자격이 있는지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며 “병적인 편협성은 ‘나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철없는 떼쓰기며
한약 처방과 침을 통제하려는 오만의 극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사인 자신들은 서양의학의 문제점을 밝히는 책을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할 생각이
없는데, 한약 투약과 침 치료의 전문가도 아닌 의사들이 왜 한의약에 대한 그릇된
내용을 알리려고 나서느냐는 얘기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김주경 대변인은 “내용이 잘못됐다면 이는 출판 서적을 심의하는
기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 아니냐”면서 “출판의 자유와 읽을 권리가 보장돼있는데
책을 회수하거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억지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어 김 대변인은 “한의약을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내용 등 문제가 있었다면 심의과정에서
지적이 됐을 것”이라면서 “심의필한 책인데 회수를 할 생각도 없고 사과할 이유도
없다”고 거듭 강조, 한의협의 요구를 거절했다.
한의학의 중흥을 위해 모든 한의학 폄하 행동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공언한
한의협, 의협과의 이번 갈등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1-0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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