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을 하거나 집에서 소일거리를 하는 등 꾸준하게 활동하는 노인은 혈관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볼로냐 S. 오솔라 말피기 대학병원(the University Hospital S. Orsola
Malpighi) 지오바니 라바글리아 박사팀이 65세 이상 건강한 남녀 749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운동량과 치매 발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적당한 운동을 한 사람은
혈관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아졌다고《신경학지(Neurology)》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4년 사이에 749명 중 54명이 알츠하이머, 27명이 혈관성 치매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팀은 걷기 운동을 열심히 했던 상위 1/3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관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27% 낮았고, 집안일이나 계단 오르내리기, 목공일처럼 적당한 운동을
했던 사람은 발병 위험이 24% 감소했다고 밝혔다.
혈관성 치매는 실핏줄이 터져 뇌손상으로 이어지는 질환으로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와 함께 치매의 2대 질병으로 꼽힌다.
라바글리아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홀로 사는 노인들이 꾸준히 집안일을 하면서
적당히 몸을 움직이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규칙적인 운동은
좋지만 무리한 운동은 근육이나 관절질환처럼 다른 병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현영 교수는 “서양에서는 세포가 죽어가면서 기억장애가
생기는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는 뇌경색, 뇌출혈처럼 혈류가 감소해
뇌세포가 줄어드는 혈관성 치매에 걸리는 사람이 더 많다”며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와
달리 발음장애, 성격변화, 시·공간 장애처럼 여러 가지 지적능력 장애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혈관성 치매는 뇌를 먹여 살리는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평소에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콜레스테롤 등 성인병을 예방하면 동시에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며 “평소에 담배와 술을 삼가고 겨울철 무리한 야외 운동보다는
실내에서 적당한 운동을 하면 혈관성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