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탈취범 성격장애 가능성”
범인 우울증 주장하지만 범행 치밀
지난 12일 강화도 총기 탈취사건의 범인 조영국 씨가(35) 붙잡혔다. 조 씨는 자신의
범행은 우울증 때문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경합동수사본부는 조 씨가 과거 3개월 가까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올해 5월과
6월에도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을 확인했다. 그러나 조
씨의 범행이 치밀해 수사는 혼선을 빚고 있다.
군경합동수사본부의 중간 수사결과에 따르면 평소 온라인 전투게임을 즐겨한 조
씨가 현실과 게임을 혼동하는 과대망상증일 수도 있다.
게다가 조 씨는 1년 전 사기를 당해 사업이 망하고, 10년 동안 사귄 애인과도
헤어져 외부접촉을 기피하는 폐쇄적인 성향을 보였다.
또 조 씨는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감정기복이 심해진다고 진술했다. 조 씨가
최초 사건을 저질렀던 날엔 진눈깨비가 내렸는데, 당시 강화도 일대를 배회하던 조
씨는 군인들을 보고 “총을 빼앗아 강도행각을 벌이면 좋겠다”고 생각한 후 우발적인
사고를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조 씨가 횡설수설 진술을 번복하면서 스스로를 우울증 환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조 씨의 모습이 오히려 의심스럽다는 게 정신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조 씨가 우울증을 치료받은 3개월은
우울증을 판명하기에 짧은 시간이고, 또 정신과에 왔었다고 모두 정신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보통 우울증 환자들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행동하는데 조 씨의 범행을
살펴보면 치밀한 부분이 많다. 우울증 환자가 이렇게 치밀하게 행동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이어 “조 씨의 경우 오히려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성격장애 환자는
대인관계가 안 좋고,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며 “사람이 날씨에
따라 우울한 기분을 느낄 수는 있지만,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다고 우발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