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노인 요양시설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조차 파킨슨병을 단순한 노화나 치매 증상으로 오인해 병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인 요양시설에 입원해 있는 파킨슨병 환자 3명 중 2명은 본인은 물론 병원에서조차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내리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 같은 사실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센터 이종식 교수와 강릉아산병원
신경과 임수빈 교수팀이 올해 6월부터 7월까지 65세 이상 노인 15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킨슨병 유병률’ 역학조사 결과 밝혀졌다.
총 1542명 중 집에서 거주하는 노인 1463명과 요양시설에 입원해 있는 노인 79명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각각 26명과 23명에서 파킨슨병이 발견됐으며 유병률은 각각
1.78%, 29.1%를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 집에서 거주하는 파킨슨병 환자 26명 중 14명(46.2%)만이 파킨슨병을
진단받고 치료 중이었으며 노인 요양시설에 입원해 있는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는
23명 중 8명(34.8%)만이 파킨슨병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
즉,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파킨슨병의 진단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노인 요양시설에 입원해 있는 파킨슨병 환자들의 경우 진단율이 30%에 불과했다.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센터 이종식 교수는 “노인들이 요양시설에 수용되는 단계에
이를 때에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돼 환자의 운동 및 인지 기능이 매우 떨어진 상태이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기가 더욱 어렵다”고 진단했다.
“파킨슨병 증상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아 일부 환자들은 파킨슨병을 뇌졸중,
치매, 관절염, 나이 탓 등으로 오인해 초기에 잘못 대처하거나 치료가 늦어져 증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
이종식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피킨슨병 환자의 20~30%에서 동반되는 파킨슨치매
증상이 노인 요양시설로 보내어지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요양시설에서조차 파킨슨병이 방치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종식 교수는 “파킨슨병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과는 달리 도파민 및 콜린성 약물들을
투여함으로써 운동 및 인지 장애에 대한 효과적인 증상 치료가 가능하다”며 “조기진단만
하면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과학회에서 발표됐으며 1차 방문 선별 검사와
2차 신경과 전문의 방문 검사를 거쳐 3차 강릉아산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이뤄졌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7-12-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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