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 다음날 무사하고 싶다면

건강 돌보며 숙취 해소하는 5가지 방법

'과음' 다음날 무사하고 싶다면‘건배’하는 순간은 행복할지 몰라도 몸을 가누기 힘든 ‘숙취(宿醉)’는 악몽이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 모두들 숙취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우나, 얼큰한 음식 먹기,

냉수 마시기, 운동 등 저마다 터득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그러나 건강 전문가들은 자신의 체질을 고려하지 않은 숙취 해소법은 위와 간에

더 부담을 주고 심할 경우 혈압이 높아지고 급성 심장질환을 부를 수 있다고 말한다.

술 해독에 효과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오해 다섯 가지의 진실을 들여다본다. 

뭐든 많이 마시고 먹는 게 좋다?
과음 후엔 탈수현상을 막고 알코올 분해를 돕기 위해 당분과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평소 위장질환을 잘 앓지 않은 사람은 냉수를 많이 마셔 숙취를 일으키는 술의

분해산물 ‘아세트 알데하이드’를 빨리 배출해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만성소화불량이 있는 사람이 냉수나 차가운 음료를 많이 마시면 오히려

위의 소화기능과 간의 알코올 분해 활동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술을 많이 마시면 저혈당 상태가 되기 때문에 심한 허기를 느껴 고칼로리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밤새 시달린 위와 간을 또 한 번 괴롭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나치게 맵거나 짠 해장국,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 라면, 과자 같은

인스턴트식품은 피해야 한다.

위에 자극이 적은 콩나물국이나 북엇국, 조갯국 등 맑은 국물과 당분이 있는 꿀물과

유자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빨리 잠드는 건 해롭다?
음주 후 숙면을 원한다면 일찍 술자리를 끝내고 2~3시간 뒤 잠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많은 양의 술과 안주를 먹고 바로 잠드는 것은 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늦게까지 술을 마셨을 경우 다음 날 속이 더부룩할까봐 억지로 잠을 참다간

아침까지 숙취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 있다.

술을 해독하는 간이 제일 왕성하게 일을 할 때는 잠 잘 때다. 혈액은 일상생활

중 몸 전체를 순환하다 수면 중에는 간으로 많이 흘러가 깨어 있을 때 보다 빨리

알코올을 분해 할 수 있다.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자는 것이 바람직한데 충분한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냥 누워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술 깨는 덴 사우나가 최고?
땀을 내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면 숙취 해소가 빨라지기 때문에 목욕이나

사우나는 술 해독작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과음 직후 너무 뜨거운 곳에서 장시간 사우나를 하는 것은 탈수현상을

부르고 간에도 부담을 줘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 환자가 음주 후 사우나를 하면 혈압이 높아지고 심장질환과

쇼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숙취 해소를 위해 무리한 사우나를 하기보다 38~39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20분

정도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족욕과 반신욕은 몸에 부담을 주지

않고 혈액순환을 도와 간의 해독작용을 활성화시켜 주고 아세트알데히드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구토는 끝까지 참아야 한다?
과음 후 속이 불편하다고 손가락을 집어넣어 억지로 토해내는 습관은 식도질환과

위장병을 부르는 위험한 행동이다.

그러나 속이 좋지 않아 저절로 구토가 날 때는 참지 말고 곧바로 토해 내는 것이

좋다. 구토 증세를 보이는 것은 이미 소화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다. 계속

참을 경우 잘 때 토사물이 넘어와 기도를 막아 위험할 수도 있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과 술로 다음 날 복통이 올 수도 있다.

구토를 할 때 위액이나 피가 나오면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점막이 찢어진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만성식도염을 앓는 환자라면 구토를 일으킬

정도로 과음을 해선 안 된다.  

숙취 해소엔 찬바람 쐬야 좋다?
술을 마신 후 밖으로 나설 땐 추위에 대비해 몸을 더욱 따뜻하게 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술을 깨기 위해 옷을 가볍게 입고 밖으로 산책 나가는

사람이 있는데 기대와 달리 알코올 분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특히 만성심장질환자가 과음 후 따뜻한 곳에 있다 찬 공기를 쐬는 것은 기름을 끼얹고

불에 뛰어드는 것만큼 위험하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심장 근육에 피가 통하지

않는 심장허혈로 돌연사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과음을 하면 심장박동의 균형이 무너져 마음대로 빨리 뛰었다 느려졌다 하는 심장부정맥이

발생할 위험도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

연대세브란스병원 간암 전문클리닉 한광협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내과 윤상협 교수

 

 

    안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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