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몸집불리기 그만"
김철수 병협 회장 "병상총량제 도입" 주장…대형병원 마찰 우려
대형병원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가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병원계의 수장이
이들 병원의 행태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병원협회 김철수 회장은 22일 열린 시도병원회장 회의에서 "이제 대학병원들의
몸집 불리기는 그만해야 한다"며 "이대로 가다간 병원계 전체가 공멸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기 남부 지역의 대형병원 무차별 진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해당지역 병원급 의료기관들의 줄도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경기 이남에는 6개 대학병원들이 새병원 내지는 분원 신축을
앞두거나 계획중이다.
실제 경희대 수원 캠퍼스의 한방협진센터, 동탄 신도시 한림대 성심병원, 영통구
을지대병원, 화성구 공단병원, 용인 죽전 세브란스 등이 진출을 추진중에 있다는
것은 이미 의료계에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이 병원들의 개원이 가시화 될 경우 경기 남부 지역에는 5000~6000병상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김철수 회장은 대형병원들의 진출이 시작되면 주변 지역에 위치한 병원급 의료기관들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갑작스런 대형병원들의 집중화로 인해 환자수 감소는 물론 간호사 인력난에 따른
병원급 의료기관들의 어려움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게 김 회장의 견해다.
그는 "이러한 대형병원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은 결국 병원계 전체를 공멸로
몰고가게 될 것"이라며 "이젠 제도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김철수 회장은 그 일환으로 병상총량제 도입을 주장했다.
병상총량제는 무분별한 병상 확충을 규제하기 위해 각 시도별로 해당 지역 병원들의
총병상 수를 제한하는 제도.
김철수 회장은 "병상총량제는 작금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책인
동시에 더이상 미뤄서는 안될 과제이기도 하다"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그동안 대형병원들의 무차별적인 병상 확장 규제 수단으로 심심찮게
그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한 탓에 번번히 도입에 실패했다.
실제 분원 신축을 위해 이미 토지를 매입한 병원이나 이미 공사를 시작한 대학병원들은
병상총량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병상총량제가 도입될 경우 분원 진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될 뿐만 아니라
지방 환자들에게 상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는게 대학병원들의
주장이다.
복지부 역시 그동안 병상총량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어 김
회장 주장의 실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상총량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규제
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병상에 대한 관리없이 신규허가를 규제할 경우 시장진입을 과도하게
억제한다는 비판과 함께 기존 병상의 경쟁력 악화로 병상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djpark@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7-11-2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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