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평가 반짝 쇼?
보건勞 "인력 추가 배치·환자 피해 사례 속출" 비난 목소리 높여
보건의료노조(위원장 홍명옥)가 의료기관평가로 인한 환자 피해 사례에 이어 평가단에
대한 향응 사례, 평가 당일 인력 추가 배치 구체적 사례 등을 고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20일 이들은 “복지부는 1주기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개선해 폐렴과 항생제,
중환자, 신생아 등 4개 부분, 14개 임상 질 지표를 처음 도입하고 의료서비스 수준을
제대로 측정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지만 실제 진행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보건노조는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편법 사례는 결국 환자들에 대한 피해로
직결된다”면서 “실제로 의료기관평가와 관련된 형식적인 서류 작업에 대해 환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노조가 제시한 A병원의 사례에 따르면 “수술을 받기위해 입원한 환자 보호자가
이것저것 질문했더니 답변보다는 환자권리, 금약서약서 등 서류를 다짜고짜 내밀면서
감사 기간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사인을 하라고 했다는 등의 민원이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쇄도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의료기관 평가가 과연 무엇을 위한 평가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게
했다”면서 “눈가림 평가로 인해 환자가 겪는 피해 사례는 여러 병원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B대학병원의 경우 투약 대상자로 선정된 환자와 미리 짜고 의료기관 평가단이
올 때까지 약을 먹지 않고 기다리느라 투약을 해야 하는 시간을 놓쳐 환자가 제시간에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는 게 보건노조의 주장이다.
여기에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기관 평가단에 대한 과잉 접대와 향응 사례도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이들에 따르면 “C대학병원은 의료기관평가단 도착 시 의료원장까지 직접 나가
맞이하는 것은 물론 모든 병원 관리자급 이상이 나가 꽃다발 증정식을 했으며 평가
기간 동안 인근 최고급 호텔에서 숙식을 제공하고 밤에는 회식을 했다”는 것이다.
평가 당일 인력 운영 사례 역시 이번 평가가 얼마나 ‘눈가림 반짝쇼’인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간호등급 가산제도에서 가산등급이 적용되는 5등급 이상의 간호사
인력을 확충한 기관은 14%에 불과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면서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의료기관평가는 결국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평가기간에는 평소보다 3~4배 인력이 투입, 평가 기준에 의거해 환자들에게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비롯해 머리감기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평가 이후에는 인력
배치가 원위치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환자들이 평가기간 받았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요구하지만 부족한 인력에
대한 근본해결 없이 환자 요구 수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마찰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보건노조는 “늘어난 요구를 최소한 수용하더라도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
강화는 불가피하다”면서 “평가 이후 현장에서는 환자 불만과 병원 노동자 노동
강도 강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거듭 꼬집었다.
따라서 편법사례에 대해 병원의 도덕성을 질타하기 전에 평가기준을 맞출 수 없는
평소 인력수준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 제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건노조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병원 인력 기준을 대폭 강화하거나 간호수가차등제
개선, 수가 협상과정에서 인력과 연동하는 방안 등을 통해 인력충원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7-11-2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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