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女, 유방 양쪽 잘라낸다

유방암 유전 요인없으면 다른 쪽 암 위험 적어

한쪽이 유방암에 걸리면 ‘불안심리’ 때문에 다른 쪽도 잘라내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터드 터틀 박사팀은 1998~2003년까지 암으로 유방을 잘라낸 여성들을 분석한 결과 한쪽이 암에 걸렸는데 다른 쪽 유방까지 제거한 여성이 50% 정도 증가했다고 ‘임상종양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미국국립암연구소가 유방암에 걸린 15만2755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암에

걸린 가슴만 수술한 사람은 5만9460명이었고, 암에 걸리지 않은 가슴까지 양쪽

모두를 수술한 여성은 4969명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방암 수술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양쪽 유방을 제거한 환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모가 유방암에 걸렸다거나, 유방암 발생 유전인자(BRCA1·BRCA2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한쪽에 유방암이 걸리면 다른 쪽에서도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80%를 넘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쪽에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유방암으로 양쪽을 잘라낸 사람은

모두 유전적인 요인이 없었다고 밝혔다.

터틀 박사는 “여성들이 유방암으로 정신적 상처를 입은 시기에 충동적으로 양쪽 유방 제거를 결정한다”며 “한쪽에 유방암이 생겼다면

평소 건강검진으로 예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방암에 걸린 여성들이 다른 쪽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심리

때문에 모두를 잘라내고 있다는 것.

고대구로병원 외과 구범환 교수는 “성형유방은 촉감과 체온이 실제와 비슷하고 외관상 별 차이가 없다”며 “하지만 정상적인 유방을 제거할 경우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멀쩡한 유방을 제거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외과 노동영 교수는 “유방을 양쪽 모두 잘라내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라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다른 쪽을 잘라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문윤순 간호사(한국유방암학회 연구간호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유전적으로 유방암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거의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며 “내달에 처음으로 열리는 유전성유방암 워크숍을 시작으로 향후 3년동안 통계나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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