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 칼 놓은 이유

포털사이트 토론방, 의사 하소연에 네티즌 댓글 후끈

최근 한 외과의 현실을 신랄하게 표현한 외과 의사의 글이 네티즌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포털사이트 토론방을 후끈 달구고 있다.

포털사이트 Daum 아고라에는 '외과의사, 칼을 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원글에 열띤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자신을 '지방 작은 병원의 외과 공보의'라고 밝힌 이 의사는 임상현장에서 느낀

답답함을 호소하며 일반인들에게 외과의 위기를 현실감 있게 전했다.

그는 특히 비현실적으로 책정된 수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우리나라 의료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사는 임상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외과 환자는 치질, 가벼운 화상 정도로,

레지던트 시절 배웠던 외과 술기를 적용할 만한 환자는 없다고 털어놨다.

지방병원의 경우 수술을 하고 싶어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회피하는 현상이 심화돼

일선 병원에서 제대로 된 수술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그는 "맹장수술의 경우 수술비가 약 13만원인데, 이는 의료장비에 투자한

비용은 커녕 인건비도 안 되는 터무니 없는 돈"이라고 피력했다.

수술을 한 건 하기 위해서는 집도의, 보조의사, 마취과 의사, 수술 보조 간호사까지

최소 4명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수가로는 원가보전도 어렵다는 것.

때문에 지방병원은 수술 한 건을 하면 바로 적자로 직결되는 아이러니한 구조에

있다고 그는 토로했다.

이 의사는 "지금 의대생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수술할 의사를 찾지 못해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외과 의사가 직면한 어려움을 서술한 글이 포털사이트에 게재되자 네티즌들은

공감과 비난의 입장에서 열띤 댓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클릭수는 이미 6만 건을

넘어섰다.

한 네티즌은 "드라마에서 본 외과 의사들만 생각했는데 실제 그들에게 이런

고충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이대로라면 간단한 맹장수술도 일본이나 동남아가서

해야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안과 전공의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외과 선택한 동기를 보면 안쓰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의대시절에서 생각했던 것 보다 외과의 위기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외과 의사의 고충 토로에 반감을 나타내는 네티즌도 적잖았다.

한 네티즌은 "맹장 수술이 13만원이라고 해도 병원들은 다른 부분에서 환자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지 않느냐"며 "외과가 어렵다는 주장은 국민들에게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결국 환자를 들먹여서 돈을 더 받아내겠다는 것 아니냐"며

"의사도 한 직업으로서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생명윤리보다 돈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7-10-23 12:07

출처: 데일리메디( www.daily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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