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힌 항생제 복용 신장암 위험”
약사회, 유통기한 지난 약 부작용 경고
‘기러기 아빠’ 권모씨는(33) 최근 식사를 한 후 체한 느낌이 들어 집안에 모아
둔 상비약 중 소화제로 보이는 알약을 급히 먹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소화제’라고 적힌 다른 약을 또 먹었다. 그러나 통증은 곧 고통으로
바뀌었고 배를 움켜쥔 채 한참을 앓아야 했다.
최씨는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배가 아픈 것 같다”며 배를 쓸어내렸다.
집안 ‘상비약통’에는 언제 샀는지, 어디가 아플 때 먹는 약인지도 모를 약들이
가득하다. 집에 ‘묵힌 약’을 정체도 모른 채 복용했다간 오히려 큰 탈이 날 수
있다.
대한약사회 박인춘 홍보이사는 “유효기간이 지난 항생제는 약효가 20~30%는 떨어지기
때문에 약만 믿고 있다가 결국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약사회가 소개하는 ‘묵힌 약 바로 사용 하는 법’을 알아본다.
유통기간을 넘겼거나 온도와 습도가 높은 곳에 보관한 약은 성분의 분자구조가
변해 효과가 떨어지고, 본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오래된 약의 피해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친숙한 약에서 시작한다.
겉이 코팅돼 있는 약은 오래되면 코팅이 녹아내리고, 미생물이 들끓게 돼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
특히 묵혀 뒀던 항생제를 별 생각 없이 먹으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테트라사이클린 성분의 항생제는 약 성분이 변하면서 신장에 독성이 쌓여
신장염이나 신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
관리를 소홀히 한 소독약은 효과가 없는데다 부작용으로 염증이 생기고, 상처
치료가 더딜 수 있다. 알코올, 과산화수소수 등으로 만들어진 소독약은 뚜껑을 잘
안 닫아 두거나 햇볕을 오래 쬐면 산화해 살균과 소독 효과를 볼 수 없다.
아토피 피부염에 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는 뚜껑을 연 후 1년이 넘으면
오히려 습진,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거나 피부가 두꺼워져 상처를 커지게 할 수 있다.
특히 강한 스테로이드 성분은 피부가 쪼그라들거나 털구멍이 커지는 등 피부를
거칠게 하고, 노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한 번 쓴 안약은 세균에 노출 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일회용으로 생각하고 버려야 한다.
약은 약사의 설명이나 첨부돼 있는 설명서에 따라 보관해야 성질 변화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특히 유효기간과 어디에 쓰이는 약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본래 상자와
사용설명서를 함께 보관해야 한다.
물약은 침이 들어가거나 포장을 뜯고 난 후엔 산화, 오염, 수분 증발 등으로 성질이
변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먹일 때는 계량스푼에 덜어 먹이고 1개월 내에 복용해야
한다. 물약 형태의 해열제는 보통 실내 온도에서 1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
약은 온도, 습도, 직사광선에 민감하기 때문에 20~25℃에서 보관하는 게 적당하다.
소독약은 사용 후 뚜껑을 꼭 닫아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하며 사용기간은 1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연고제들은 용기가 파손됐거나 구입 후 1년이 지나면 버리는 것이 좋다.
약은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무슨 약인지 모른다면 눈 딱 감고 버리는 게 상책이다.
그렇다고 아무 곳에나 버리면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어 영화 ‘괴물’이 현실화 될지도
모른다.
약은 반드시 쓰레기봉투에 버려 태워야 하는데 물약과 연고제는 휴지 등 종이류에
흡수 시킨 후 버리면 된다.
대한약사회는 2004년부터 지역별로 폐의약품 수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올해는
종로구에서 진행하고 있다. 집에서 처리하기 불편한 물약과 연고제는 약국에서 대신
수거해 제약회사로 보내 처리한다.
▶
본래 포장, 사용설명서와 함께
▶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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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약을 같은 용기에 보관하지 말 것
▶ 모든 약은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 물에 타 놓았다가 건조된 시럽제는 냉장보관
▶ 빛을 쬐면 안 되는
약은 갈색 봉투나 통에 넣어서
▶ 약병의 뚜껑은 어린이가 쉽게 열지 못하도록
꼭 막아야
▶ 좌약은 잘 녹기 때문에 고온과 습기를 피하고 냉장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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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 조제약은 처방전과 함께(처방전 없다면 별도로 기록)
▶ 안약은 실온 보관.
단 클로람페니콜 성분의 약은 냉장보관
▶ 처방 조제약은 약 봉투에 적힌 내용(냉장,
차광 등)에 따라야
▶ 방습이 필요한 가루약, 캡슐제 등은 포장 그대로 제습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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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후 1개월이 지난 경우
▶ 어떤 약인지 알 수 없는 경우
▶ 약의 색깔과
형태가 변한 경우
▶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확인할 수 없는 경우
▶ 처방받아
조제한 약의 조제 날짜를 알 수 없는 경우
▶ 냉장보관 해야 하는 항생제 시럽이
치료가 끝나고 남은 경우
▶ 습기가 많은 곳, 직사광선이 쬐는 곳, 30℃ 이상에서
보관한 경우
▶ 안약처럼 변질, 오염, 감염되기 쉬운 약이 치료가 끝나고 남은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