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은 잡고 성분명은 뺏는 약사들?
의료계 "정치력 부재" 우려감 고조…"새 집행부 로비력 업그레이드"
의료법 개정에 이어 성분명처방제 도입 논란까지, 최근 발표 또는 추진되고 있는
정부 정책을 두고 의료계에서 “의사들의 목을 조인다”며 초긴장 상태다.
해결사 역할을 담당할 새 의협회장이 탄생하기 이틀 전인 지금. 회원들은 그에게
문제 해결의 핵심 키로 정상적인 ‘정관계 로비력 향상’을 주문하고 있다.
한 의료인은 “정관계와의 협상을 잘 이끌어야 의료계가 살아난다”면서 “현실을
잘 파악하고 피력해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인물이 수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막판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의협이 약사회나 간호사협회 등 타 보건의료단체에 비해 정부나 국회를 설득하는
등의 로비력이 떨어져 의사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성동구 K 원장는 “지난해 이맘때는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목소리가 컸었는데 연말부터
성분명처방제가 이슈화되더니 전자는 사라졌다”며 “약사회의 로비 결과가 아니겠냐”고
먼저 의혹을 던졌다.
하지만 “일반약은 지키고 성분명처방은 의사로부터 빼앗아 약의 주도권을 모두
잡겠다는 처사로 우리의 적(상대방)이지만 이를 추진하는 능력은 대단하다”며 로비력은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약사회의 정관계 로비력은 의사협회보다 한 수 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협 관계자까지도 “약사회의 로비력은 모든 보건의료단체가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우리(의협)가 돈을 주고서라도 배워야 할 정도”라고 토로할 정도.
협상 등 로비력을 행사하는 방법이 기술적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중랑구 C 원장은 “장동익 전 회장의 금품로비 파문으로 의료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면서 “대안이든 압박이든 제2의 카드를 내세우는
등 협상의 기술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동구 K 원장도 “무조건 반대 구호를 외치면서 거리로 나서는 것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며 “우리의 요구가 수용될 수 있도록 명분을 쌓고 국민 여론을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원들로부터 “로비력을 키워라”라는 특명을 받게 될 새 의협회장은 누가될
지, 또 그가 임무 수행을 무사히 마칠지 주목된다.
진광길기자 (k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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