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와 스트레스가 결핵을 만든다
“아직도 결핵이 있나요? 후진국에나 있는 병인 줄 알았는데….”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하거나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결핵이란 진단을 받으면 환자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내뱉는 말이다. 그러나 결핵은 우리나라 ‘10대 사망 질환’ 중 하나. 환자가 40만 명이 넘는다. 2006년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2005년 3만5269명이 이 병에 걸렸다. 그러나 초기 결핵치료제 이소나이아지드(INH) 복용 환자는 6만4263명이어서 당국의 발표보다 훨씬 많다. 또 많은 환자가 자신이 결핵에 걸린 것을 모르고 생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10만 명이 새로 결핵에 걸리고 있으며 환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2006년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새 환자는 전 연령에 골고루 퍼져 있었으며 특히 20대 여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계는 무리한 다이어트가 주범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월 24일은 ‘제19회 세계결핵의 날’. 1998년 3월24일 국제 항결핵 및 폐질환연맹은 100년 전 이날 독일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박사가 결핵 원인균을 발견한 것을 기념해 ‘세계 결핵의 날’로 정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결핵 후진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결핵은 온몸 질환〓코흐박사가 발견한 균은 미코박테리움 투베르쿨로시스. 이 균은 감염자의 몸이 약해지면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한다. 감염자의 5∼15%만 발병하는 것. 평소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운동으로 몸을 다지는 사람은 결핵에 걸릴 위험이 낮다. 과로와 스트레스에 눌려 사는 직장인, 무리한 다이어트로 체력이 떨어진 여성은 결핵균의 ‘먹이’가 될 위험이 있다. 많은 사람이 결핵도 한 번 걸리면 면역이 생긴다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에 결핵을 앓아 완치가 됐어도 또 걸릴 수 있다. 대다수가 ‘결핵’이라면 허파를 떠올리지만 결핵은 척추, 관절, 뇌 등 온몸 어느 곳에나 침투한다. 물론 대부분은 폐결핵. 전염도 주로 공기를 통해 이뤄진다. 폐결핵에 걸리면 피로 온몸무력감 발열 체중감소 등 여러 증세가 나타나지만 기침이 대표적 증세.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되면 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일부에선 아무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최근 선진국에선 에이즈 때문에 결핵 환자가 늘고 있다. 두 질환은 서로 다른 병의 발병을 앞당기는데 이 때문에 ‘저주받은 듀엣’으로 불린다. ▽중간에 약을 끊지 말라〓결핵환자는 6∼9개월 동안 보건소에서 3, 4가지의 약을 타서 동시에 먹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2∼3개월 뒤 증상이 사라졌다고 약을 끊으면 결핵균이 내성을 가진 채 재발하기 십상.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핵균이 내성을 가지면 2차 치료는 힘들어진다. 2차 치료 때엔 약을 2년 이상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괴롭다. 2차 치료법이 듣지 않으면 한쪽 폐만 상했을 경우 수술 하기도 한다. 최근 인터페론 주사요법이 들어와 치료율이 높아지고 있다. ▽결핵환자는 골방에?〓환자가 약을 복용한지 2∼3주까지는 전염력이 강하므로 방을 따로 쓰는 것이 좋다. 이때 환자의 방은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결핵균은 햇볕에 5분 만에 죽을 정도로 햇볕에 특히 약하다. 약 복용 2∼3주 뒤부터는 전염성이 없어지므로 가족과 함께 식사해도 좋다. 이때엔 성생활을 해도 전염되지 않는다. 성생활은 무리하지 않게 한다. 성생활을 너무 제한하면 오히려 정신건강에 해롭다. 단 INH REF를 포함해 두 가지 이상의 약에 동시에 내성이 생겨 2차 치료가 듣지 않는다면 전염력이 있으므로 주변 사람들은 전염에 조심해야 한다. 환자가 약을 복용할 때 식욕부진 위장장애 메스꺼움 구토 황달 피부발진 귀울림 시력 및 청력 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약의 독성 때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 단 빨간 색깔의 리팜핀을 복용하면 소변 눈물 등이 오렌지색으로 변하고 콘텍트렌즈를 끼는 경우 렌즈도 물들 수 있는데 이는 정상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방하려면… 결핵은 예방이 최선. 자녀가 태어나면 한 달 이내에 BCG백신을 맞힌다. BCG백신을 맞아도 결핵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백신을 맞으면 74%가 결핵환자와 접촉했을 때 전염되지 않고 설령 감염돼도 결핵수막염 등 치명적 결핵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백신을 맞은 아기의 어깨나 겨드랑이에 멍울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 그러나 몸이 처지거나 경련 고열 등이 있으면 병원에 가야 한다. BCG백신은 균을 약하게 해서 만든 생(生)백신이므로 면역기능에 문제가 있는 아이가 맞았을 때엔 감염되기도 하기 때문. 백신은 오전에 접종받아야 오후에 탈이 났을 때 대응하기 좋다. 또 체온이 37.5도를 넘으면 접종을 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