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드르렁… 쌕… 숨 끊길 듯 본인도 괴롭고
출장이 잦은 회사원 윤모씨(34). 한밤중에 여관에서 쫓겨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눈꺼풀이 천근이어도 사우나 휴게실에서 잘 엄두를 못낸다. 고속버스나 열차 안에서
‘깜빡’ 눈을 붙였다 깨면 주위의 눈치부터 살핀다. 코를 심하게 골기 때문. 코골이는
잘 때 입천장의 근육이나 혀 목젖 등이 뒤로 처지면서 공기가 기도(氣道)를 통과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생긴다.
공기가 좁은 통로를 지나면서 떨리는 소리가 두개골의 텅 빈 부비강(副鼻腔)을
통해 울려퍼지는 것. 코골이는 흉이 아닌 병. 산소가 폐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당장 다음날 피곤해진다. 수치감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자신이나 배우자가 난청이 되기도 한다.
잘 때 성기에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발기장애가 될 위험도 있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연구소는 “코를 고는 21명(10명은 수면무호흡증)과 골지 않는 10명의
목젖 입천장 등의 세포를 비교 분석한 결과 코골이가 수면무호흡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한 의학전문지에 발표. 수면무호흡증은 뇌졸중과 부정맥,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과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인지 알려면 배우자나 가족이 하루 이틀 밤 지켜봐 주는 수고가 필요하다.
시간당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5번 이상이면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먼저
병원의 수면장애클리닉으로 가서 수면다원(多元)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검사는 환자를 이틀 정도 재우면서 코골이 정도 뇌파 안구운동 혈압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환자가 자는 모습을 찍은 비디오도 함께 분석하는 것. 처방에 따라 정신과에서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기도에 공기를 넣는 양압치료, 식이요법, 수면체위교정 등의
치료를 받는다. 필요하다면 이비인후과에서 목젖이나 입천장을 잘라내는 수술, 치과에서
특수장치를 입 안에 넣어 끼고 자는 치료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