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 자세 잠? 허리 환자에 안 좋아
반듯하게 누운 자세가 가장 바람직
밤이 깊을수록 더 추운 겨울 날씨에 옆으로 누운 채 웅크린 자세로 잠을 청하는
사람이 많다. 만성 요통이 있거나 호흡이 불편한 사람은 자꾸만 상체를 구부리고
다리를 가슴 쪽으로 끌어 안는 엄마 뱃속 자세로 움츠리게 된다. 이런 자세로 잠자는
건 건강에 좋을까, 나쁠까?
잠잘 때 가장 좋은 자세는 반듯하게 누운 ‘차려 자세’다. 척추전문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은 “척추질환자의 잠자는 자세를 조사했더니 태아형이 29.4%로 가장
많았고 차려 자세모양은 24.6%였다”고 말했다. 태아형 자세는 습관적으로 한 쪽
방향으로 자도록 만들어 척추나 근육 배열을 한 쪽으로 치우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부 요통 환자들은 다리를 끌어 안고 자는 것을 더 편하게 느끼기도 한다. 허리
통증을 겪는 사람이 다리를 곧게 펴고 누우면 척추의 S자 모양 커브가 당겨서 무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 뱃속 자세로 자는 것은 척추건강과 관련해 권할 만한 자세는 아니다. 다만,
디스크 등으로 요통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짧은 시간 이 자세로 자도 무방하다. 그러나
척추협착증으로 척추관이 눌려 있는 환자는 이 자세로 자는 것이 좋지 않다. 고대안암병원
수면클리닉 정기영 교수는 “요통 환자들은 옆으로 누웠을 때 척추의 S자 커브가
유지되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낀다”면서 “잠깐이라면 이렇게 자도 되지만 척추협착증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상체를 바르게 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척추협착증은 나이 들면서 척추 주변의 뼈와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이 지나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을 압박하는 병. 말랑말랑한 디스크 물질이 신경줄을 누르는
허리 디스크와 구별된다.
바른 자세로 눕기 힘든 척추질환자에게도 방법은 있다. 상체를 편 채로 다리를
베개 위에 올린 형태, 혹은 무릎을 구부린 형태는 바른 자세로도 척추에 무리가 덜
가게 한다.
태아형 자세는 목도 옆으로 돌린 채 자게 된다. 이갈이나 턱관절 장애가 있는
사람은 한 쪽 관절이 계속 눌리면 치아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7~8cm 정도 높이의
베개를 베고 천장을 보는 자세로 자는 게 좋다.
허리 통증과 관계없이 추운 날씨 때문에 움츠린 상태로 자는 사람은 보온이 되는
수면양말이나 수면바지를 입는 것도 바른 수면자세에 도움을 준다.
반면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등 수면장애를 가진 사람은 차려 자세 수면이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똑바로 누워서 자면 기도가 아래로 눌리면서 좁아져 옆으로 누울
때보다 약 30% 정도 더 숨을 쉬기 힘들기 때문. 엄마 뱃속 자세처럼 옆으로 눕되
눕는 방향을 자주 바꾸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