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의 ‘가사 분담’이 꼭 필요한 2가지 이유
최근 맞벌이 가정이 크게 늘면서 가사를 분담하는 젊은 부부들이 많다. 과거처럼 남편은 소파에 누워 있고 아내가 요리, 설거지, 세탁, 청소 등을 도맡아 하는 경우는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집안일은 여전히 아내의 몫인 중년 부부들이 있다. 40대 이후 여성들은 일에 치여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다. 삶의 만족도가 뚝 떨어지는 것이다. 중년 부부의 ‘가사 분담’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 중년 여성의 삶..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이유
여성가족부의 2020년 ‘삶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보면 여성의 경우 30~40대까지는 만족도가 67.2%, 68.4%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50대 들어 63.9%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만족도는 51.0%로 더 크게 감소했다. 남성도 나이가 들며 점차 만족도가 줄어들지만, 여성처럼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 이런 남녀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남성은 50, 60대 들어 직장에서 은퇴하면 스트레스가 줄지만, 여성은 여전히 가사 스트레스가 계속 남아 있다. 경제 활동을 하더라도 가사는 온전히 여성이 해야 한다. 이는 ‘스트레스 인지율’에서도 확인된다. 남성은 일에 열중하는 30대에 스트레스 인지율이 38.8%로 정점을 찍지만, 60대에는 16.9%, 70세 이상은 9.3%로 크게 떨어진다. 반면에 여성은 60대 21.4%에서 70세 이상 23.1%로 오히려 올라간다. 우울감도 동시에 늘어 우울증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 남성 노인 4명 중 3명, 배우자가 조리한 식사에 의존
남성 노인의 74.1%는 배우자가 조리한 식사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직접 식사 준비를 하는 남성 노인의 비율은 19.2%에 불과했다. 반면 여성 노인은 대부분(93.8%) 본인이 직접 식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노인은 직접 식사 준비를 해도 반조리 식품 이용률이 여성 노인의 약 4배였다(학술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남편이 외출하지 않으면 삼시세끼 모두를 늙은 아내가 준비하는 것이다. 여성 노인의 가사 전담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높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 가사 시간 많을수록.. 노인의 뇌 건강에 좋다
집안일에 보내는 시간이 많은 노인일수록 뇌의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와 ‘전두엽’의 용적이 커져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캐나다 토론토 대학 논문). 청소, 식사 준비, 설거지, 집안 수리 등 가사에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뇌의 인지기능 유지에 좋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학적으로 확인된 치매 예방법은 운동이다. 가사도 상당한 신체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운동 효과를 내기 때문으로 보인다.
◆ 운동만? 가사도 훌륭한 신체활동.. 건강수명에 도움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정의하는 ‘신체활동’이란 골격근의 수축을 통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상태를 말한다. 일상에서의 노동, 집안일, 출퇴근, 통학, 취미활동, 체력유지·향상을 위한 운동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의 총체를 의미한다. 가사는 ‘노동’이란 개념이 강하지만 몸과 두뇌 활동을 촉진하는 것은 사실이 다. 소파에 앉아 있는 것보다 요리, 설거지, 청소를 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년 남편이 가사를 분담하면 심신이 지친 아내를 도울 수 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로 인해 몸이 요동치는 시기다. 중년-노년 여성의 경우 손주 육아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 인생을 즐겨야 할 시기에 삶의 만족도가 더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중년 남편이 집안일을 하면 아내가 편안해지고, 본인의 신체-두뇌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오늘 설거지, 청소는 남편이 하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