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두근두근, 뛰는 심장... 병원 꼭 가야할까
난데없이 심장이 빨리 뛰고 속이 울렁거린다거나 심장이 멎을 것처럼 두렵고 불편한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 심장이 심하게 고동치는 이 같은 증상을 ‘심계항진’이라고 부르는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미국 몬태나대학교 마이클 펜스터 의학박사는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을 통해 심장이 빨리 뛴다거나 두근거리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시간 지속된다거나 몇 가지 심각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그때는 조치가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이처럼 갑자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현상은 대체로 심장 문제 때문이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LA캠퍼스의 지난 연구에 따르면 불규칙한 심장 박동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사람의 34%만이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
나머지 60% 이상은 스트레스, 불안감, 두려움, 강도 높은 운동, 특정 약물 복용, 갑상샘 이상, 임신이나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이 원인이다. 이런 요인이 교감신경 활성도를 증가시켜 ‘투쟁-도피 반응’과 유사한 호르몬 변화를 유도해 심계항진을 일으키는 것이다. 투쟁-도피 반응이란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 공격, 방어, 도피 자세를 취하기 위한 각성 상태를 의미한다.
최근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하루 한두잔 마시는 커피는 심계항진을 일으키지 않지만 카페인 알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습관이 있다거나 에너지음료를 자주 마신다면 심계항진이 나타날 수 있다. 카페인 알약과 에너지음료가 흥분제로 작용해 심장박동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우려된다면 어떤 점을 체크해야 할까. 고려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얼마나 자주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또 다른 하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가의 여부다.
가령 한 번 증상이 나타날 때 2~3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거나 일주일에 한 번 미만으로 나타난다면 당장 병원에 달려가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보다 좀 더 자주 장시간 지속된다면 그땐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가슴 통증, 숨 가쁨, 현기증 등이 같이 나타날 땐 당장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심장이 힘차게 뛰질 못하고 규칙적으로 작동하지도 않는다면 심장에 피가 고여 혈전이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뇌졸중 위험률이 높아지게 된다.
병원에서 우선 심장박동 패턴에 문제가 있는지 살피고, 심장에 이상이 없을 땐 스트레스, 카페인 알약 등 다른 요인을 찾는다. 부정맥으로 판명됐을 땐 혈액응고를 방지하는 약물을 처방받는 등 질환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