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씻어주는 손씻기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에 며칠 전까지 겨울편지를 쓰다가 여름편지를 쓰는 느낌입니다. 황사(黃砂) 가시지 않은 뿌연 하늘,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려 먼지를 씻어낸다고 합니다.그저께 코메디닷컴에는 눈길 가는 기사가 하나 소개됐습니다. 소나기가 마치 황사 먼지를 씻어내듯, 사람도 손을 씻으면 손의 먼지…
영웅은 떠나가고 슬픔은 남았네
하늘에서 만난다면 내 이름을 기억하겠니? 하늘에서 만난다면 모든 것이 그대로일까? 마음을 다잡고 버텨야 하는군. 내 발 디딘 곳, 하늘 아니라는 것알고 있기에.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Will it be the same If I saw…
“울다 잠들겠지”… 우는 아기 내버려두면 곤란
아기는 세상에 대한 첫 인사를 울음으로 건넵니다. 옹알이를 할 때까지 울음은 아기의 ‘제1언어’이지요. 대체로 엄마는 아기의 울음을 다스리는 본능적 재주가 있지만, 아빠만 해도 아기가 울 때 어쩔 줄을 몰라 쩔쩔 매기 십상입니다. 홍명희의 소설 ‘임거정’에 등장하는 곽오주는 아기의 울음이…
대부 광고엔 욕하면서 술 광고는 관대하다니
이효리, 유이, 신민아, 신세경, 황정음, 하지원, 김혜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청소년들에게 영향력이 큰 스타입니다. 미녀입니다. 또 하나는 술 광고에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술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나라의 공중파 방송, 인터넷 사이트, 지하철, 신문 등이 술 광고로 넘치는 것이 정상일까요?…
누군가의 희생 덕분에 자유를 누리는 고마움
물론 나는 알고 있었다. 오로지 운이 좋았던 덕택에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삼아 남았던 것을.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친구들이 나에 대해 얘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강한 자는 살아남는다.”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미워졌다.(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전문) 어느듯 4.19…
배우자에게 덕 보겠다는 심보를 버려라
오늘 오전에 ‘성철 스님의 주례사’란 제목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주말에 보내드린 편지 글대로 성철 스님은 결혼 5년 만에 출가했습니다. 부인이 임신한 것도 모른 채. 아시다시피 이때 태중에 있던 따님도 나중에 출가를 했고 법명이 불필(不必)이지요. 이런 성철 스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인터넷에서 자료를!--StartFragment-->…
나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성철 스님이 1981년 제8대 조계종 종정에 추대됐을 때 내놓은 법어입니다. 스님은 당시 해인사 백련암에서 이 말을 세상에 던지기만 하고 계속 수행에 정진했습니다. 이 말은 송(宋)나라 청원유신(靑原惟信)선사 또는 야보(冶父)스님의 말을 바탕으로 했다고 알려져…
이제 그만 됐으니까 잊어버려요
젊었을 때는 꽤나 빌리 할리데이를 들었다. 그 나름으로 감동도 하였다. 하지만 빌리 할리데이가 얼마나 멋진 가수인가를 정말로 알게 된 것은 훨씬 훗날의 일이다. 그러니 나이를 먹는다는 것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 중에서> 하루키는 젊었을 때에는 젊고 싱그러운 목소리,…
완전식품 달걀 다이어트 어때요?
어제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예쁜 부활절(復活節) 색달걀 드셨겠네요.인터넷에는 부활절에 색달걀을 선물하는 풍습이 중세 유럽의 로자린드 부인에서 시작했다고 소개돼 있더군요. 로자린드 부인은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 남편이 전쟁터에 가 있는 동안 악한에게 집을 빼앗기고 동네 사람들의 도움으로…
확실하지 않은 말은 침묵하는 것이 지성의 첫걸음
지지지지부지부지시지…. 조선시대 문인 유몽인은 임진왜란 때 원군(援軍)으로 온 온 명나라 관리에게 “조선에서는 제비도 경서 하나쯤은 읽는다”며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논어’ 위정편의 ‘지지위지지부지위부지시지야(知之謂知之不知謂不知是知也)’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죠. 아시다시피, 아는 것을…
사가기타 고교 야구팀의 고시엔 제패 비결
저도 여러 가지 편지를 받아 봅니다. 특히 매주 월요일 아침 ‘꿈과 사랑의 전도사’ 이기원 씨가 보내는 ‘서울타임즈’를 소중하게 읽습니다. 이기원 씨는 기술보증기금 이사로 중소기업 지원의 사령관 역할을 맡아 엄청나게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매주 좋은 음악과 사진, 글들로 채워진…
콘텐트웨어의 시대가 왔는데 봄은 어디에
지난주 토요일 중앙 일간지의 칼럼 하나가 눈길을 잡더군요. 중앙일보 정진홍 논설위원의 ‘국가 CTO가 아니라 CCO여야’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정부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 사업부장(사장)을 국가 연구개발(R&D) 전략 기획단장에 내정하면서 ‘국가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악성도 술 때문에 쓰러졌다
1827년 오늘(3월 26일) 오스트리아 빈의 하늘에선 진눈깨비가 내렸습니다. 우레가 울리고 번개가 번쩍였습니다. 침대에서 혼수상태에 있던 루트비히 반 베토벤은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하늘을 향해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맥없이 픽 쓰러졌습니다. 거친 숨소리가 줄어들더니 곧 멈췄습니다. 악성(樂聖)은…
회갑 맞은 조용필, 늘 자신을 업그레이드했던 가왕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중략)…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돈이 넘쳐도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남자
영국의 버스운전사가 이혼이 확정된 다음날 산 복권이 1등에 당첨돼 40억 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올해 50세인 케빈 할스테드가 주인공인데, 법원으로부터 전 부인과의 이혼절차가 완료됐다는 우편물을 받고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다음날 복권을 샀다고 합니다. 영국 언론은 복권 당첨금의 절반을 아내에게 주지 않아도…
봄비에 가슴 젖지 마세요
오는 봄비는 겨우내 묻혔던 김칫독 자리에 모여 운다 오는 봄비는 헛간에 엮어 단 시래기 줄에 모여 운다 하루를 섬섬히 버들눈처럼 모여 서서 우는 봄비여 모스러진 돌절구 바닥에도 고여 넘치는 이 비천함이여 <박용래의 ‘그 봄비’ 전문> 그저께 봄은 언제 올까 으스스한 날씨였는데, 비가 내렸다…
무소유의 삶을 되돌아보며
“무슨 제왕이라고 세상 떠들썩하게 장례식을 치르고, 또 사리를 줍는다고 재를 뒤적이는가.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라. 수의도 만들 필요 없다. 내가 입던 승복 그대로 입혀서, 내가 즐겨 눕던 작은 대나무 침상에 뉘여 그대로 화장해 달라. 나 죽은 다음에 시줏돈 걷어서 거창한 탑 같은 것 세우지 말라.” “모든 분들께 깊이…
응아 하고 운 뒤에도 또 내릴까
봉준(琫準)이가 운다. 무식하게 무식하게 일자 무식하게, 아 한문만 알았던들 부드럽게 우는 법만 알았던들 왕 뒤에 큰 왕이 있고 큰 왕의 채찍! 마패 없이 거듭 국경을 넘는 저 보마(步馬)의 겨울 안개 아래 부챗살로 갈라지는 땅들 포(砲)들이 땅의 아이들처럼 울어 찬 눈에 홀로 볼 비빌 것을…
여성호르몬 옥시토신은 사랑의 편지
오늘(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KBS2 개그콘서트의 남보원(남성인권보장위원회)이 “세계여성의 날만 있나, 남성의 날도 정하라”고 고함칠지 모르겠지만 아직 섹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대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는 대사가 적용된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마침 어제 우리는 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