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는 세계사가 녹아 있다
아쉽고도 자랑스럽고, 그래도 또 안타까운 16강전이었습니다. 이제 축구 팬들은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대신 세계 축구를 즐기며 아쉬움을 달래야 할 듯합니다.우리 국가대표팀이 통한의 석패를 당한지 몇 시간 뒤 가나는 미국을 2대1로 이겼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나의 감독 밀로반 라예비치 만큼 운명의 시험을 받는…
더반에서 원정 첫 16강 역사를 쓰다
드디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올랐습니다. 26년 전 홍수환이 WBA 페더급 챔피언 아놀드 테일러를 이기고 라디오를 통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외쳤던 바로 그 ‘승전보의 장소’ 더반에서 우리 대표팀이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 대한민국 축구사를 새로 쓴 허정무 호의 코치진과 선수들,…
음악의 흐름을 바꿔놓았던 LP도 어느덧...
1948년 오늘(6월21일) 미국의 콜롬비아 레코드사가 두 장의 음반을 선보였습니다. 한 장은 프랑크 시나트라의 히트곡을 모은 것이었고 다른 한 장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64번이었습니다. 콜롬비아는 이 음반에 LP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Long Play, 즉 오래 들을 수 있는 레코드였지요.…
사람들이 깜짝 놀랄 유쾌한 기적이 일어나기를
1703년 오늘 장로교, 침례교와 함께 개신교 3대 종파의 하나인 감리교를 만든 존 웨슬리가 태어났습니다. 먼 훗날 대처 전 총리가 태어난 영국 링컨셔에서. 얼굴을 찡그리고 강울음을 터뜨린 그 아기가 영적 지도자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지만 말입니다. 1882년 오늘에는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서 ‘불새’…
박주영의 기도세레모니를 보고 싶다
토요일 밤, 목쉬지 않았나요? 몸살 나지는 않으셨겠지요? 참 기분 좋은 승리였습니다. ‘보고 또 봐도’ 기분 좋은 경기였습니다. 일요일에는 인터넷 뉴스에 자꾸 눈이 가는 하루였습니다. 축구 황제 펠레가 “축구는 스타가 아니라 팀이 하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팀의 승리’였습니다. 환상적인…
꿈은 다시 이루어진다
남자를 설레게 두근거리게 만드는 스포츠, ‘예술’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단 하나의 스포츠, 축구의 제전이 시작됩니다. 오늘 말도 많고, 벌써 탈도 많은 남아공월드컵이 막을 올립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후9시 개막식이 시작되고 11시에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이 열립니다. 내일은 우리나라와 그리스가 그야말로 운명의…
노숙자에서 최고의 자선사업 금융가로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군요. 밤에 축구경기 볼 일이 많아졌으니까요. 며칠 전 축구경기를 보고 채널을 돌리다가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였습니다. 영어로는 ‘The Pursuit of Happyness’인데 ‘행복’의 철자가 ‘Happiness’가 아니라…
시소처럼, 추처럼 균형을 추구한 민심
어제 소중한 한 표 잘 행사하셨습니까? 서울, 충남, 제주 등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불꽃 튀는 대결이나 살얼음판, 즉 박빙(薄氷)의 승부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선거였지요? 저는 선거 때마다 경탄을 합니다. 만나는 사람 한 명, 한 명은 극단적인 주장도 하고 턱없는…
행복은 나중에 시간날 때 즐길 수가 없다
1669년 오늘(5월 31일)은 영국 해군 군무원 사무엘 핍스가 마지막 일기를 쓴 날입니다. 핍스는 영국 해군에서 중요한 일들을 했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비밀일기’ 때문에 역사에 이름을 남깁니다. 핍스는 자기가 개발한, 암호에 가까운 속기술(速記術)로 일기를 썼기 때문에 그가 숨지고 나서 얼마 동안…
검은 표범도 첫 경기에선 실수를 했다
남북 관계는 아칫아칫 아슬아슬하게 살얼음판을 걷고 있지만, ‘또 하나의 전쟁’ 월드컵을 향한 초침은 째깍째깍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두근두근거리며 TV 앞에 앉을 날이 보름 남았군요. 우리나라는 지난 월요일 평가전에서 일본을 압도하며 2대0으로 이겼지만, 우리와 같은 B조의 그리스는 북한과…
세상에는 선한 사람이 많다
석가탄신일로 시작한 황금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사흘 내내 출근했습니다. 일거리가 밀려있었지만 짬을 내어 책 한 권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그 책을 덮고 여러분께 편지를 씁니다.그 책은 신문사에서 함께 일했던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가 보내온 자전 에세이 ‘효자동 구텐 백’이었습니다. 구텐 백은 ‘Good…
사랑이 지나치면 죽일 수도 있을까
그 날 아버지는 일곱 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 시에 학교로 갔다 그 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 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 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일을…
여러분께 편지를 보낼 수 있어 행복합니다
창(窓) 밖에 보슬비가 내립니다. 도도독, 창을 두드립니다. 어느 창이 열린 것일까, 바람에 블라인드가 몸을 부딪치는 소리가 방(房) 바깥 사무실을 흔듭니다. 자정(子正)의 역삼동 골목엔 여자들의 새된 목소리, 승용차 경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월의 빗소리가 그 소리들을 잠재우는 것을 들으며 오늘도…
못 이길 시련은 없다
울가망합니다. 경기 화성과 강원 춘천에서 20~30대 남녀 8명이 집단자살의 길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생때같은 생명을 스스로 팽개치다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는 건강편지를 통해 손과 발이 각각 엉덩이와 어깨에 붙은 ‘바다표범팔다리병’ 환자인 성악가 토마스 크바스토프, 팔다리가 없이 발가락 일부만 몸통에 붙은 ‘테트라…
마음까지 씻어주는 손씻기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에 며칠 전까지 겨울편지를 쓰다가 여름편지를 쓰는 느낌입니다. 황사(黃砂) 가시지 않은 뿌연 하늘,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려 먼지를 씻어낸다고 합니다.그저께 코메디닷컴에는 눈길 가는 기사가 하나 소개됐습니다. 소나기가 마치 황사 먼지를 씻어내듯, 사람도 손을 씻으면 손의 먼지…
영웅은 떠나가고 슬픔은 남았네
하늘에서 만난다면 내 이름을 기억하겠니? 하늘에서 만난다면 모든 것이 그대로일까? 마음을 다잡고 버텨야 하는군. 내 발 디딘 곳, 하늘 아니라는 것알고 있기에.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Will it be the same If I saw…
“울다 잠들겠지”… 우는 아기 내버려두면 곤란
아기는 세상에 대한 첫 인사를 울음으로 건넵니다. 옹알이를 할 때까지 울음은 아기의 ‘제1언어’이지요. 대체로 엄마는 아기의 울음을 다스리는 본능적 재주가 있지만, 아빠만 해도 아기가 울 때 어쩔 줄을 몰라 쩔쩔 매기 십상입니다. 홍명희의 소설 ‘임거정’에 등장하는 곽오주는 아기의 울음이…
대부 광고엔 욕하면서 술 광고는 관대하다니
이효리, 유이, 신민아, 신세경, 황정음, 하지원, 김혜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청소년들에게 영향력이 큰 스타입니다. 미녀입니다. 또 하나는 술 광고에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술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나라의 공중파 방송, 인터넷 사이트, 지하철, 신문 등이 술 광고로 넘치는 것이 정상일까요?…
누군가의 희생 덕분에 자유를 누리는 고마움
물론 나는 알고 있었다. 오로지 운이 좋았던 덕택에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삼아 남았던 것을.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친구들이 나에 대해 얘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강한 자는 살아남는다.”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미워졌다.(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전문) 어느듯 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