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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의 건강편지

[이성주의 건강편지]깊고 넓은 음악가

예후디 메뉴인처럼 누군가 장점을 볼 수 있기를

예후디 메뉴인처럼 누군가 장점을 볼 수 있기를 1994년 늦가을, 첫애를 가져 배가 불러오는 아내와 세종문화회관에 갔습니다. 영국 로열필하모닉의 연주회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음악에 대해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를 정도’로 무식해서, 지휘자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4년 5개월 뒤인 99년 오늘(3월 12일) 세상을 떠난 ‘20세기 천재…

[이성주의 건강편지]여자 여자 여자

부드럽고 양보하는 여성성이 번지기를

부드럽고 양보하는 여성성이 번지기를 “여성의 직감은 남성의 교만한 지적 자부심을 타고 넘는다.” -마하트마 간디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람으로 키우는 데 20년이 걸린다. 다른 여자가 그를 바보로 만드는 데에는 20분이면 충분하다.” -헬렌 로랜드 오늘(3월 8일)은 인류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생일 격인 ‘여성의 날’입니다.…

[이성주의 건강편지]스포츠맨십

스포츠맨십이 우리 사회의 병을 고칠 수 있을텐데

스포츠맨십이 우리 사회의 병을 고칠 수 있을텐데 축구, 배구에 이어 야구도 조작 파문에 휩싸였습니다. 반칙이 횡행하는 승리지상주의, 교활한 승자와 억울한 패자가 적지 않은 사회이기 때문에 스포츠 선수에게만 돌을 던질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못내 아쉽습니다. 자신이 직업으로 삼는 스포츠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랐던…

[이성주의 건강편지]바보같은 사랑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 여대생의 큰 사랑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 여대생의 큰 사랑 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을 처음 만난 게 벌써 50년 전입니다. 햇살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던 예쁜 여대생 누나의 모습을 난 아직도 기억합니다. 손을 번쩍 들고 나를 바래다주겠다고 나서던 당돌한 여대생, 당신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날개 없는 천사였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이성주의 건강편지]오묘한 인체

강용석 의원이 몰랐던 것은?

강용석 의원이 몰랐던 것은?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謂知之, 不知謂不知, 是知也)” 요즘 자주 되새기는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구절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라는 뜻이지요. 사람은 자칫하면 자신의 무지를 잊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아테네의 철학자…

[이성주의 건강편지]채선당과 지하철 막말녀

누군가 막말을 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누군가 막말을 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주말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서 ‘채선당’과 ‘지하철 막말녀’가 1, 2위를 다퉜습니다. 충남 천안시 불당동의 ‘채선당’이라는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임신6개월의 고객이 종업원에게 폭행당했다는 주장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정확한…

[이성주의 건강편지]초콜릿과 사랑

밸런타인데이에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시길

밸런타인데이에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시길 화(火)의 기운이 번져가고 있기 때문일까요? 이제 사람들의 새된 목소리, 찌푸린 얼굴이 낯설지 않습니다. 이런 날에는 내일 같은 ‘사랑의 날’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대학가에서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선물상자’를 파는 노점의 경쟁이 치열하더군요. 고객을 유혹하는 글귀도…

[이성주의 건강편지]정당의 이름

누가 유행 따라 정당 이름을 짓는가

누가 유행 따라 정당 이름을 짓는가 집권여당의 새 이름 때문에 떠들썩합니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바꿨지요.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는 뜻이라는데 코웃음, 야유, 실망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어느 신문에서는 “새누리면 어떻게 헌누리면 어떠랴… 국민만 행복하다면”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는데, 과연 그럴 수가…

[이성주의 건강편지]폭포같은 철학자

20세기를 이끈 백작 출신의 자칭 좌파 지식인

20세기를 이끈 백작 출신의 자칭 좌파 지식인 아무리 얼굴이 아름다우면 무슨 소용입니까?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모른다면. 초호화 아파트에 살면 뭐합니까? 그 공간에 양서(良書) 한 권 없고, 명반(明盤) 한 장 없다면. 옷이 수 백 만원 명품이면 무슨 소용입니까? 주인의 얼굴에서 품위라곤 찾아볼 수 없다면 말입니다. 남들이…

[이성주의 건강편지]꺼벙이와 폐암

담배와 무관한 폐암이 있다고?

담배와 무관한 폐암이 있다고? 그러께 오늘(1월 30일)은 만화가 길창덕 화백이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꺼벙이’의 작가 길 화백은 ‘재동이’ ‘신판보물섬’ ‘순악질 여사’ 등 숱한 만화로 국민에게 웃음을 선물했지요. ‘꺼벙이’는 우표로도 나왔고(위) ‘순악질 여사’는 장미희 주연의 영화로도 나왔지요. 개그 프로의 소재로 김미화를…

[이성주의 건강편지]나가수의 점수

넘치는 오디션 프로, 계량적 이성의 산물은 아닐까?

넘치는 오디션 프로, 계량적 이성의 산물은 아닐까? 나는 가수다, K팝스타,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코리아 갓 탤런트, 메이드 인 유…. 방송마다 이른바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입니다. MBC의 ‘나가수’가 끝나는 일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나가수 순위’가 주요 검색어 윗자리를 차지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나름대로…

[이성주의 건강편지]역대 최고의 드리블러

즐거움을 준 축구스타 '작은 새'의 슬픈 삶

즐거움을 준 축구스타 '작은 새'의 슬픈 삶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차범근 호’가 일을 낼 뻔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력의 고갱이었던 ‘왼발의 달인’ 하석주가 첫 경기 멕시코 전에서 골을 넣고 곧바로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역전패했지요. 그가 빠진 네덜란드 전에서는 참패를 당했고요. 하석주처럼 골을 넣고 퇴장당하면 ‘가린샤…

[이성주의 건강편지]20세기 최고의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악보를 통째로 외워야 했던 까닭?

토스카니니가 악보를 통째로 외워야 했던 까닭? 1888년 6월 30일 저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오페라하우스. 이탈리아에서 온 로시 오페라극단 오케스트라가 베르디의 ‘아이다’ 공연을 앞두고 야유에 휩싸였습니다. 막이 오르기 전 브라질 지휘자가 악단과 마찰을 일으켜 지휘봉을 던져버려 부지휘자가 지휘대에 오르자, 청중이 “이탈리아인들이 브라질…

[이성주의 건강편지]우정과 건강

이런 친구가 너였으면 좋겠다

이런 친구가 너였으면 좋겠다 친구와 나란히 함께 누워 잠잘 때면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밤새도록 나누고 싶어불끄기를 싫어하는 너였으면 좋겠다얼굴이 좀 예쁘지는 않아도키가 남들만큼 크지는 않아도꽃내음을 좋아하며 늘 하늘에 닿고 싶어하는꿈을 간직한 너였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엔 누군가를 위해작은 우산을 마련해 주고 싶어하고물결위에 무수히 반짝이는…

[이성주의 건강편지]과묵한 칼

말은 꼭 필요할 때 가려서 해야 아름다운데

말은 꼭 필요할 때 가려서 해야 아름다운데 미국의 제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 부부가 중서부의 한 농장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영부인 그레이스 쿨리지가 양계장 축사를 지나다 호기심을 못 참고 닭은 하루에 몇 번 교미를 하는지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농장주가 “열두 번도 더 한다”고 대답하자 부인은 “대통령에게 그 얘기를 전해주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성주의 건강편지]용의 해 기도

미움의 단어 대신 아름다운 말을 퍼뜨리게 하소서

미움의 단어 대신 아름다운 말을 퍼뜨리게 하소서 새해에는 고개 숙이게 하소서 목소리를 낮추고 귀 기울이게 하소서. 새해는 분노와 저주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행여 남을 미워하는 생각을 하지 말게 해 주소서 혹시 제가 아는 작은 지식이 있다면 주위 사람에게 들려만 줄 뿐, 강요하지 않게 하소서. 멋있어 보이지만…

[이성주의 건강편지]퀴리와 박싱데이

주춧돌 기둥 서까래 없는 지붕은 없다

주춧돌 기둥 서까래 없는 지붕은 없다 1898년 오늘 프랑스의 과학자 피에르, 마리 퀴리 부부가 새 방사능 물질 라듐을 발견했습니다. 라듐은 광선(光線)이란 뜻이지요? 라듐의 발견은 부부에게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안겨줬지요. 퀴리 부인은 폴란드에서 태어난 유태인입니다. 프랑스에서 소수민족, 여성의 차별을 묵묵히 견뎌내며 방사능 물질을…

[이성주의 건강편지]자린고비와 수전노

선행은 나중에 여유있을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선행은 나중에 여유있을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고바우, 구두쇠, 가린주머니, 꼼바리, 보비리, 재리…. 모두 다랍게 인색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수전노(守錢奴)’도 같은 말인데,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돈을 지키는 노예’입니다. 아마 서양 문학에서 ‘돈의 노예’하면 샤일록과 스크루지가 대표적일 겁니다. 아시다시피 샤일록은 셰익스피어…

[이성주의 건강편지]명곡 'My Way'

'My Way'의 가수가 그 노래를 못부른 까닭

'My Way'의 가수가 그 노래를 못부른 까닭 자, 종점이 가까워오고 있어. (내 삶의) 마지막 공연을 마주하고 있네. 친구여, 확실히 말할 게, 내가 확신하는 얘기들을 들려줄게(And now, the end is near. 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 My friend, I'll say it clear. I'll…

[이성주의 건강편지]한글학자의 죽음

목숨바쳐 지킨 우리말을 함부로 쓰지 않나요?

목숨바쳐 지킨 우리말을 함부로 쓰지 않나요? 1943년 오늘(12월 8일) 새벽, 하늘에서 별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함흥감옥의 차가운 독방에서 한뫼 이윤재 선생의 영혼이 고문으로 상한 육신을 떠났습니다. 3.1운동에 참가했다가 3년, 수양동호회 사건으로 1년6개월 옥고를 치렀던 한뫼는 조선어학회사건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된 세 번째 옥살이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