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마약 알코올…코카인보다 3배 해롭다
영국전문가 신간, “마약 20종 중 유해성 1위”
알코올이 20종류의 주요 마약 중에 가장 해로운 순위 1위로 꼽혔다. 지난 31일
영국 최고의 마약 전문가가 신간 ‘마약-과장과 헛소리를 뺀 진상(Drugs-Without
the Hot Air)’에서 밝힌 내용이다. 저자는 영국 신경과학협회 회장이자 임페리얼
칼리지의 신경정신약리학 담당 석좌교수인 데이비드 너트.
책에서 그는 ‘마약에 관한 독자적인 과학위원회’가 마약이 일으키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을 평가한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알코올의
해악은 100점 만점에 72점을 기록, 20종의 마약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코카인이나
담배보다 3배 해롭다는 뜻이다.
위원회는 개별 마약이 개인에게 미치는 악영향 9가지와 타인에게 미치는 악영향
7가지 등 모두 16가지 척도로 평가한 뒤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개인에게 가장 해로운
마약은 헤로인, 크랙(농축)코카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스피드)이 1~3위를 차지했고
타인에게 가장 큰 해를 끼치는 마약으로는 알코올, 헤로인, 크랙코카인이 순서대로
꼽혔다.
신간의 주장은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알코올의 해악을 적극적으로 퇴치하는 것이 공중보건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알코올은 다른 모든 마약(담배 제외)을 합친 것보다 개인과 사회에
더욱 큰 해를 끼치는 마약이다. 유럽인, 그리고 세계의 젊은이를 장애자로 만드는
원흉 1위다. 음주 운전을 원천봉쇄하는 측정장치를 모든 자동차에 부착해야 한다.
둘째, 알코올보다 위험성이 특히 작은 LSD,엑스터시, 마리화나 등의 일부 마약은
합법화해 약국에서 치료용으로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네덜란드에선 합법적인
마리화나 카페가 있기 때문에 헤로인 수요가 줄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라.
셋째, 모든 마약은 해롭지만 그 정도는 각기 다르다. 개별적 유해성에 관한 과학적
정보를 기반으로 마약 정책을 바꿔야 한다. 엑스터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LSD는 알코올 중독을, 마리화나는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불법 약물이기 때문에 연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의 마약 분류는
과학적 근거가 아니라 정치,도덕, 종교를 기반으로 자의적으로 결정됐다.
저자는 2009년 영국정부의 ‘마약 오남용 자문위원회’ 수장이었으나 알코올과
담배가 LSD나 엑스터시, 마리화나보다 더욱 해롭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탓에 해임된
인물이다. 같은 해 그는 ‘정신약리학 저널’에 “말을 타는 것이 엑스터시를 복용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며 위험한 스포츠는 허용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덜 해로운 마약은
허용이 안되는 이유가 뭐란 말인가?”는 글을 싣기도 했다.
그의 신간은 지난 달 말 영국의 주요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알코올은
합법인데 마리화나는 불법…건강 아니라 정치 때문에”(텔리그래프) , “모든 자동차에
음주측정기 부착해야, 너트 교수 제안”(BBC, 데일리메일), “1급 마약 합법화 필요,
전 마약 자문위원 발언” (인디펜던트), “엑스터시·마리화나,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어야”(가디언)….